장남 트럼프 주니어 주도 ‘화이트리스트’ 명단도 작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오른쪽)이 14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주 오크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춤을 추고 있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대화는 하지 않은 채 39분 동안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오크스=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측이 다음달 5일 대선 승리를 염두에 두고 이미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배제할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6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캠프 인수위원회가 제2기 행정부에서 배제할 인사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있다”며 “트럼프 후보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명예 인수위원장으로서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또한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이 작성했던 ‘프로젝트 2025’에 관여한 인사들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프로젝트 2025는 트럼프 1기 참모들이 주도한 ‘트럼프의 공약집’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거세지는 등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후보는 대선후보 TV토론회에서 “나와는 아무 관련 없는 프로젝트”라며 선을 그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에 대해 “트럼프의 충동을 억제하고 일관성 있는 사상과 정책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트럼프를 따르는 것은 영원한 도전”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후보가 제도적 틀에 개의치 않고 즉흥적이고 주관적으로만 국정 운영을 하려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트럼프 후보가 유독 ‘충성심’을 강조하는 까닭은 재임 시절에 내부자로부터 민감한 정보가 유출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트럼프 재임 시절 부통령을 지냈던 마이크 펜스다. 그는 1·6 의사당 난입 사태 조장했다는 혐의를 받는 트럼프 후보에게 불리한 주장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때문에 트럼프 후보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하더라도 2기 행정부는 하위 관료까지도 1기와는 전혀 다른 구성이 이뤄질것으로 보인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