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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호 세종시장 “정원도시, 다양한 의견 듣고 추진할 것”

입력 | 2024-10-18 03:00:00

박람회-빛축제 예산 삭감 문제로
단식 농성 벌이다 업무에 복귀
“행사 포기는 국비 77억 원 잃는 격
시민 펀드-개최 연기 등 대책 강구”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를 위한 예산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던 최민호 세종시장이 17일 업무에 복귀했다. 최 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시정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세종시 제공


정원도시박람회 예산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을 벌였던 최민호 세종시장이 17일 업무에 복귀했다. 최 시장은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정원도시 실현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날 최 시장은 시청 정음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단식 종료 및 시정 복귀 이후 시정 운영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정원도시박람회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다. 미래의 세종시, 즉 정원도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기획된 것”이라며 “그간 투입한 행·재정적 노력과 경제적 기대 효과를 고려하면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움이 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람회를 포기할 경우 앞서 투입된 시비 10억 원, 국제행사 승인, 정부안에 반영된 국비 77억 원이 모두 무위로 돌아가게 되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정원도시박람회를 우회적으로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2026년 4월 개최 예정이던 박람회를 1년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2027년에는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가 열리고, 대통령선거도 있다”며 “시민 전체가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에 집중해야 하고, 대선만큼 전 국민의 관심을 받는 선거가 어디 있느냐”며 쉽지 않다는 뜻을 밝혔다.

대안으로는 주민들이 제시한 자발적 펀드를 통해 박람회를 개최하는 안, 2026년 지방선거 이후 개최하는 안 등을 거론했다. 박람회와 함께 예산이 전액 삭감된 빛축제와 관련해선 “일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빛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성금을 내 축제를 하겠다고 한다”면서 “시민 중심의 빛축제를 추진하겠다. 전국적 축제로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단식 사태를 촉발한 시의회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입장을 냈다. 최 시장은 “박람회 예산 전액 삭감과 관련해 답답한 마음을 호소하는 과정에 일부 격한 표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협치가 부족했다면 집행부와 의회 모두 반성하고, 함께 개선하고자 나부터 마음을 열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시장은 “어떤 방안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정원도시’ 비전 실현을 위한 것인지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어 고민해 보겠다”면서 “앞으로는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며, 시장으로서 엄중한 책무를 다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최 시장은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를 위한 예산 통과를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다 11일 건강이 악화해 병원으로 옮긴 지 6일 만에 복귀했다. 시의회는 최 시장의 단식농성에도 11일 오후 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 출연금(14억118만 원)과 빛축제 개최를 위한 문화관광재단 출연금(6억 원) 등 2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최 시장은 이날 오전 8시 30분경 첫 일정으로 정원도시추진단 사무실을 찾아 박람회를 준비한 공무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이정훈 기자 jh8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