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 피해자 가족과 취임후 첫 면담 “조속히 해결” 정상회담 추진 뜻 밝혀 야스쿠니 공물 봉납… 참배는 안할듯
“(일본과 북한) 정상 간에 대국적인 판단을 갖고 서로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일본 총리가 17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북한 납치 피해자 가족들과 취임 후 첫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시바 총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할 의사가 있다는 것을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에 대해 “시간과의 싸움”이라며 “어떻게든 해결한다는 생각을 정부도 공유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납북자 가족들이 고령화되면서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올 1월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반도 지진이 발생하자 이례적으로 ‘기시다 후미오 각하’라는 표현을 쓰며 위문 전문을 보내기도 했다. 이후 북-일 정상회담이 진전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측이 납치, 핵, 미사일 등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3월 “일본 측과의 어떤 접촉도, 교섭도 외면하고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본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의 서충언 부의장 겸 국제국장은 12일 도쿄에서 열린 북-일 평양선언 발표 22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조일(북-일) 관계에서 평양선언의 원점으로 돌아가겠다고 한 새 정권의 향후 동향을 주시하겠다”고 말해 관계 개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이시바 총리는 이날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제사)에 맞춰 공물을 봉납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예대제 기간 참배는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현직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2013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