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기를 앞둔 염경엽 LG 감독은 ‘벼랑 끝’을 이야기했다. “다음은 없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카드를 꺼내겠다”며 총력전을 예고했다. 패배는 곧 시즌 종료를 의미하는 구단의 절박한 처지가 묻어나는 답변이었다.
플레이오프(PO) 1,2차전을 내줬던 LG가 삼성과의 3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17일 안방 서울 잠실구장에서 1-0 신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LG 선발 임찬규, 구원 에르난데스 단 2명의 투수가 상대 타선을 틀어막으며 팀 완봉승을 합작했다.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LG는 역대 5전 3승제 PO에서 3번만 나왔던 리버스 스윕에 도전한다. 확률로는 16.7%다.
LG 선수단이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 3차전에서 1-0 승리한 뒤 마운드에 모여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임찬규는 준PO 2,5차전에 이어 이번 가을야구에서만 3차례 등판해 모두 선발승을 수확했다. 3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임찬규는 “지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승부에서 한점 차 승부로 이겨서 4차전에도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 5차전까지 가서 (등판해) 승리 가져올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고 말했다.
3차전 MVP로 선정된 LG 선발 임찬규. 임찬규는 올 포스트시즌 3차례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겼다.뉴스1
역투하는 LG 에르난데스. 에르난데스는 올 포스트시즌 들어 6경기 11이닝 동안 무실점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뉴스1
3연승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꿈꿨던 삼성은 이날 7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리고도 타선이 침묵하며 1점 차를 따라잡지 못했다. 타석에서는 2회초, 4회초 두 차례 4번타자 디아즈의 큼지막한 타구가 우측 폴대 바깥으로 벗어난 것이 아쉬웠다. 경기 후 박진만 삼성 감독은 “LG 임찬규, 에르난데스의 볼이 좋았다. 디아즈의 파울 홈런이 가장 아쉬웠다. (그 타구가) 파울이 되면서 기운이 빠졌다“고 복기했다.
3차전 패배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삼성 선수들.뉴스1
필승조 에르난데스를 소진한 LG로선 아무래도 우천 순연이 기다려질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염 감독은 “비 예보만 믿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청을 믿는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