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분열로 몸 부풀려 밀도 조절 물 위로 떠올라 해수면서 광합성
식물성 플랑크톤 ‘파이로시스티스 녹틸루카’가 원래 크기(오른쪽)보다 훨씬 크게 몸을 부풀린 모습(왼쪽). Prakash lab/Stanford University 제공
바다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보통 바닷물보다 무거워 가라앉는다. 생존하려면 햇빛이 투과하는 바다 표면에 머물며 광합성을 해야 하는데 과학자들이 식물성 플랑크톤이 표면에 머무는 전략을 발견했다. 몸을 6배로 부풀려 위로 떠오르는 생존 전략이다.
마누 프라카시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팀이 바다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인 ‘파이로시스티스 녹틸루카(학명 Pyrocystis noctiluca)’의 세포 주기 특징을 규명하고 연구 결과를 17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하와이 섬 연안에서 크기 차이가 많이 나는 파이로시스티스 녹틸루카 두 개체를 우연히 발견했다. 이어 크기 변화가 플랑크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내기 위해 가상으로 바닷속 환경을 구현해 플랑크톤의 움직임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플랑크톤의 세포가 부풀어 올라 크기가 커지면 주변 바닷물보다 밀도가 낮아져 표면으로 떠오른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추가 조사 결과 플랑크톤의 팽창은 단세포 플랑크톤이 두 개로 분열할 때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였다. 플랑크톤은 바다 표면에서 햇빛을 받아 단백질을 만들다가 가라앉아 깊은 바다로 가면 세포 분열을 했다.
연구팀은 “플랑크톤은 바닷속 원하는 곳에 머물 정도로 밀도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작은 ‘잠수함’”이라며 “이번 연구는 세포 분열을 제어하는 주기가 생태적 변수와 연관이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처음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