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경 시대 전부터 효소 발달 곡물 유래 전분류 흡수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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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발전을 이끈 농업이 시행되기 전부터 인간은 음식에 있는 전분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찰스 리 미국 잭슨랩(JAX) 유전체연구소장 연구팀은 아밀라아제 효소 유전자가 수십만 년 전 처음 복제돼 늘어나면서 인간의 탄수화물 식단에 영향을 줬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연구 결과를 17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했다.
파스타 빵 등 주로 곡물을 활용한 음식에 들어 있는 전분은 복잡한 형태의 탄수화물로 아밀라아제라는 효소가 작용해 분해한다. 인간은 아밀라아제를 만드는 유전자(AMY1) 복제본이 많아 전분질 음식을 잘 소화시키지만 AMY1 유전자 수가 언제 어떻게 늘어났는지는 불분명했다.
김권도 JAX 유전체연구소 연구원은 “인간이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분리되기 훨씬 전인 80만 년보다도 전에 AMY1 유전자가 처음 복제됐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농사로 전분을 많이 섭취하기도 전 이미 전분 소화 능력이 강했다는 것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유럽 농부들은 지난 4000년 동안 전분이 풍부한 식단 때문에 AMY1 유전자 수가 급증했다. 개나 돼지 등 가축도 다른 동물보다 AMY1 유전자 복제본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AMY1 유전자 증가는 전분이 풍부한 식단에 적응하는 데 이점을 제공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팀은 “AMY1 유전자가 많은 개체는 전분을 더 효율적으로 소화하고 더 많은 자손을 낳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병구 동아사이언스 기자 2bottle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