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기습 공격 설계·주도한 ‘도살자’ 가자 자구 전쟁 반발 1년 여 만에 사살
AP 뉴시스
이스라엘군이 1년 간의 추적 끝에 사살한 팔레스타인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62)는 지난해 10월7일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을 설계하고 실행에 옮긴 인물이다.
신와르는 1962년 이집트가 통치하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난민 캠프에서 태어났다.
그의 가족은 현재 이스라엘 남부 아슈켈론에 해당하는 옛 팔레스타인 마즈달 아스칼란 지역에서 살던 중 쫓겨났다.
1987년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반이스라엘 독립 투쟁) 때 하마스 창립에 참여해 보안 조직을 맡았다.
그는 1989년 이스라엘 군인 2명을 납치, 살해하고 이들과 내통한 것으로 간주한 팔레스타인 측 정보원 4명을 죽이려고 계획을 세웠다가 붙잡혀 이듬해 이스라엘 법원에서 종신형 4회를 선고받았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교도소에서 22년간 복역하면서 히브리어를 배우고 이스라엘 사회를 공부했다. 그는 사교적이고, 카리스마가 있어 동료 수감자 수백 명을 휘어잡았다고 한다.
그는 2008년 뇌암 진단을 받은 후 텔아비브 병원에서 수술 후 회복했다.
당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양측 간 포로 교환을 승인했다.
미국 정부는 2015년 신와르를 테러리스트로 지정했다.
하마스로 돌아온 신와르는 군사 조직 책임자가 돼 2012년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만나는 등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
신와르는 2017년 2월 이스마일 하니예로부터 가자지구 지도자 자리를 넘겨받았다. 하니예는 같은 해 5월 하마스 최고지도자인 정치국장으로 선출된 뒤 카타르에서 생활했다.
2021년 이스라엘군이 칸유니스에 있는 그의 자택을 공습했지만 신와르는 살아남았다.
가자지구 지도자가 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그는 이스라엘 암살 시도를 모면한 이후 여러 차례 공개 행보를 보이며 건재를 과시히기도 했다.
신와르는 하니예가 지난 7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뒤 조직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하마스는 이른바 ‘알아크사 홍수’ 기습을 통해 40명이 넘는 미국인 등 1200여 명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이들은 250여 명을 인질로 잡아 가자지구로 데리고 갔다.
신와르는 전쟁 발발 이후 지하 터널을 통해 도피 생활을 해왔고, 이스라엘군(IDF)은 5억 원 이상의 현상금을 걸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신와르를 ‘걸어 다니는 죽은 자’로 부르며 제거 의지를 천명했고, 이스라엘은 그를 제거 순위 1순위로 꼽았다.
신와르는 결국 가자지구 전쟁 1년여 만에 이스라엘군 발포로 지난 17일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