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기에바 총재 “저성장·고부채 문제, 세계 경제 어둡게 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지난해 12월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격차 해소와 지속가능한 미래 구축’을 주제로 김은미 총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2023.12.15 [서울=뉴시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장이 ‘저성장’과 ‘많은 부채’ 문제를 세계 경제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국들의 대(對)중국 관세 조치도 세계 불신 환경을 조성해 경제적 충격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17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CNBC에 따르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이날 미국 언론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미국과 EU가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는다는 명목으로 일련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이미 식어버린 세계 경제에 찬물을 붓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신흥 시장이 이끌었던 보호주의적 조치를 이제는 선진국이 앞서 시행하고 있다며, 이것이 지정학적 긴장과 노동 시장 둔화, 코로나19팬데믹 등과 결합돼 세계 불신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국이 서로에 대한 불신을 가지며 무역 축소를 이어간다면 세계 경제에 먹구름이 낄 것이라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관세 조치에 대한 사랑이 커지면서 세계 성장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보복적 무역 조치가 목표물뿐만 아니라 실행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며 “관세는 일반적으로 관세를 도입한 국가의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성과가 소수 선진국에 국한됐다며 “아직 축하할 때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일부 경제권에서는 여전히 고물가로 인한 어려움이 만연해 있으며 경제적 불만이 사회·정치적 분노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정부가 차입에 너무 익숙해져 있으며 빈약한 성장으로 부채 상환의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큰 과제는 저성장과 높은 부채 문제”라며 “이 두 가지의 무자비한(unforgiving) 조합으로 향후 미래엔 어려움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재정 확장을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잠재적인 경제적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선 부채를 줄이고 재정 완충 장치를 재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