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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원행의궤도’ 모사본 102점 첫 공개…서울대 2년 연구 결실

입력 | 2024-10-18 15:26:00

모리함 전시관·우석갤러리서 순차적 전시



사진 출처=모리함


 서울대학교 미술품보존연구센터는 2년에 걸쳐 완성된 ‘화성원행의궤도’의 모사본 102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화성원행의궤도’는 1795년 정조가 혜경궁 홍씨의 환갑을 맞아 부친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화성으로 행차한 모습을 기록한 화첩으로, 국왕의 행차 장면과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 백성들에게 쌀을 나눠주는 모습, 지역 노인들에게 양로연을 베푸는 장면 등 다양한 왕실 행사를 생동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정조의 군사적 역량을 보여주는 야간 군사훈련, 문·무과 시험을 치른 후 왕이 직접 합격자를 발표하는 방방의 등도 아름다운 색채와 섬세한 필치로 표현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간 첩으로 묶여 있어 전체를 한 번에 볼 수 없었던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화성원행의궤도’ 102장의 모사본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서울 소공로 모리함 전시관에서 지난 12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며, 이어 서울대학교 우석갤러리에서 오는 29일부터 내달 7일까지 순차적으로 열린다. 각 전시 장소는 ‘잔치, 인생의 축제: 한눈에 펼쳐보는 화성원행의궤도’라는 주제로 선보인다.

사진 출처=모리함

이번 102점의 모사본은 서울대학교 미술품보존연구센터의 연구생들과 선임 연구원들이 협력하여 완성한 작품이다. 특히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학생들로 이루어진 연구생들이 열정적으로 참여하여 전통 회화 기법을 익히고 이를 현대적으로 발전시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중요한 기틀을 마련했다.

 서울대학교 미술품보존연구센터는 ‘화성원행의궤도’의 전체적인 장면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없었던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관람객이 왕의 행차와 궁중 행사를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다. 이번 전시는 전통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발견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된 것이다.

 각 장면은 개별적으로 전시되어 관람객이 하나하나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특히 모리함 전시관의 시작은 한강에 배를 연결하여 만든 배다리를 연상시키는 장면으로 연출했다.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에서 공연된 14종의 가무는 따로 모아 잔치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게 재현했다. 또한 긴 행차 장면은 60여 장을 이어 배치해 관람자가 마치 왕의 행차를 따라 걷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모사본은 원본보다 축소 제작되어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했으며, 행사별 시간 순으로 배치해 역사적 흐름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대학교 미술품보존연구센터는 “이번 전시는 현대적 미감으로 전시된 ‘화성원행의궤도’ 모사본을 통해 화려하고 장엄했던 궁중 행사의 현장을 생생히 느끼고, 그 속에 담긴 전통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서울대 미술품보존연구센터는 미술품 보존 연구와 교육 및 후진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조형연구소 산하의 센터로, 2012년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소장 ‘의순관영조도’ 모사본 제작 사업을 시작으로, 2013년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회화유물 ‘태조어진(太祖御眞)’ 모사본 제작을 비롯해 현재까지 30건의 중요한 문화재 모사본 제작 사업을 수행해오고 있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