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쇼핑몰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소 모습. 2024.08.11.뉴시스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와 차량의 소유권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K-배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제3차 모빌리티 혁신위원회를 거쳐 전기차와 배터리의 소유권을 분리할 수 있도록 특례를 지정했다.
기존에는 전기차를 구매하면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를 함께 소유하는 형태였다. 이번에 인정된 특례의 핵심은 배터리 리스 업체가 배터리를 소유하고 소비자에게 대여해주는 사업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우선 전기차를 구매할 때 배터리를 빼고 구매하게 되면서 소비자의 차량 구매 가격이 낮아질 전망이다. 배터리는 전기차의 원가 중 40% 정도를 차지한다. 업계는 의미있는 가격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전기차 가격은 대중화를 위해 풀어야 할 첫 번째 문제로 꼽힌다. 중저가 전기차 라인업을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차량이 늘어나는 상황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기존에는 전기차 1대당 배터리 1개의 구조였지만, 리스 시장이 열리게 되면 전기차보다 많은 양의 배터리가 필요해진다. 기존 대비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배터리 판매량도 늘어날 전망이다.
배터리 리스 업체가 배터리의 소유권을 확보하게 되면 관련 정보를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특히 배터리 안전성의 핵심인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의 발전도 기대된다.
다만 세부 사항이 아직 변수다. 배터리 리스 업체가 고출력의 배터리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할 규제도 필요하다. 실제 전기차를 사용하는 고객의 이동 거리를 비롯한 개인정보 관리 방식 등도 다듬어져야 한다는 말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증가 폭이 더뎌진 상황에서 배터리 기업들에게는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사업이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