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코스피 상장 예정이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IPO(기업공개) 계획을 연기했다. 케이뱅크는 2년 만에 코스피 상장 재도전에 나섰지만 수요 예측 결과가 당초 기대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상장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는 18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케이뱅크는 철회신고서에서 “최근 실시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에서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수요를 확인하지 못해 금번 공모를 철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상장 과정에서 받은 기관투자자의 의견과 수요예측 반응을 토대로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상장 예정일과 청약 일정은 모두 미뤄진다.
상장 준비 과정에서 케이뱅크는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높은 업비트 의존도와 이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자금 인출 사태) 우려가 지적됐다. 15일 진행된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도 공모 물량 중 절반 정도가 구주매출로 비중이 높은 편이라는 점,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이 37%로 너무 많아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이 부정적 요소로 꼽혔다. 케이뱅크는 공모 규모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16일까지 진행된 수요 예측 결과가 당초 기대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상장 연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가 상장을 연기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케이뱅크는 2022년 9월에도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한 뒤 상장을 준비했으나 2023년 2월 투자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상장을 연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