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이즈 퇴치 운동 등 이끌며 한 시대 풍미한 아일랜드 록 그룹 리드 보컬 보노의 40년 음악 인생 ◇SURRENDER 서렌더 : 40곡, 하나의 이야기/보노(폴 휴슨) 지음·홍기빈 옮김/852쪽·4만3900원·생각의힘
리코딩 중인 U2. 리드 보컬인 보노(윗 사진 왼쪽)는 “1982년 이후 우리 네 사람은 우리 밖의 세상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와 멤버들은 그 답을 노래에서 찾았다. 아래 사진은 팝78 리머릭 콘테스트에서 우승했을 때. 생각의힘 ⓒPatrick Brocklebank 제공
‘모든 악기는 사랑과 설득에 쓸모가 있다. 하지만 전쟁에는 단 하나의 악기만 있으면 된다. 북. 북은 빈 통에다가 얇은 가죽을 팽팽하게 당겨 씌워 만들어진다. … 이 스네어 드럼에는 모종의 특별한 폭력성이 내재해 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Sunday Bloody Sunday’의 도입부에서 필요했던 것은 바로 스네어 드럼을 연달아 때리는 소리, 열병식에서 들을 수 있는 종류의 드럼 소리였다.’(12장 ‘Sunday Bloody Sunday’ 중)
이 책은 U2의 리드 보컬 보노(본명 폴 휴슨)가 직접 고른 대표적인 40곡과 그에 얽힌 에피소드, 그룹 결성 뒷이야기와 최고의 앨범을 내기 위해 시도했던 노력과 도전 등 U2 40년의 음악 생활과 사회 참여 활동을 담은 것이다. 보노는 U2 음악의 의미, 청중과 공연에 관한 생각뿐 아니라 왜 사회 참여 메시지를 지속해 내고 지구적 차원의 비폭력, 빈곤 및 에이즈 퇴치 운동을 이끌고 참여해 왔는지를 회고한다.
U2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면 ‘SURRENDER(항복)’란 책 제목은 언뜻 당혹스럽게 보인다. 하지만 그들이 노래한 것이 가해자에 대한 분노나 복수의 감정이 아니라 이런 세상을 바꾸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는 데 있는 걸 안다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정말로 승리를 거두는 유일의 진리는 바로 항복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서로에게, 사랑에게, 더 상위의 권능에게.’(38장 ‘Moment of Surrender’ 중)
그냥 젊었을 적 좋아했던 그룹과 노래에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이렇게 많이 담겨 있을 줄 미처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