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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할아버지가 좋아한 알밤… 따뜻한 추억이 몽글몽글

입력 | 2024-10-19 01:40:00

◇포슬포슬 알밤 운동회/양승희 지음/48쪽·1만6800원·달리




토끼 마을에 열린 가을 운동회. 우승자는 알밤 케이크를 선물로 받는다. 할머니와 함께 출전한 로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꼭 우승하고 싶은데 할머니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는다. 공굴리기를 할 때는 균형을 못 잡아 넘어지고, 장애물 달리기를 할 때는 허리가 아파서 지체된다.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거뜬히 우승할 수도 있었을 텐데. 속상해하는 로로와 어쩔 줄 몰라 하는 할머니 앞에 갑자기 하트 모양 알밤 하나가 떨어져 꿈틀거리더니, 두 사람을 알밤의 세계로 데려간다.

알고 보니 이곳은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알밤의 나라! 알밤을 좋아했던 할아버지는 알밤 떡집, 알밤사탕 산책길, 알밤 병원처럼 알밤으로 마을을 꾸며놓고 있었다. 마을 한가운데 있는 알밤 젤리탕에 다리를 담그자, 할머니의 관절염도 씻은 듯 사라진다.

다시 가을 운동회가 열리는 토끼 마을로 돌아온 두 사람. 비록 우승은 못 해도, 할머니와 함께 달리는 이 가을이 얼마나 행복한지 로로는 그제야 느낀다. 아기자기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귀여운 삽화가 이야기의 사랑스러움을 더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