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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尹 첫 TV토론날 새벽 전화… 정치인 취조하듯 하라 조언”

입력 | 2024-10-19 01:40:00

본보 인터뷰서 친분 내비쳐
“조언 들은 尹 ‘이야, 명박사’라고 해… 尹, 텔레그램으로 ‘체리따봉’ 보내
권성동-윤한홍도 못한걸 해결한 덕… 尹과 통화, 집사람보다 더 많이 해
金여사와 문자 캡처본 2000장… 공적 대화는 尹대통령과 나눈 것”



명태균 씨는 17일 동아일보와 2시간가량 진행한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 전) TV 토론 나갈 때 새벽에 전화가 오셨다”라며 “취조하고 수사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가시면 어느 사람이 거짓말을 하고 어느 사람이 참말하는지 알 수 있어요”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사진 출처 명태균 씨 페이스북


“권성동, 윤한홍, 장제원 이런 사람들이 해결 못 하는 것. 그 사람들이 나서서 해결하면 안 되는 것. 그게 나한테 오겠죠.”

명태균 씨는 17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에게 텔레그램으로 ‘체리 따봉’ 이모티콘을 보냈다는 주장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명 씨가 윤 대통령을 위해 종종 문제를 해결했고 일종의 고맙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명 씨는 직접 소통해 왔다고 알려진 윤 대통령,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외에도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국회의원이 24명 더 있다”고 했다. 다음은 명 씨와의 일문일답.

● “尹에 조언했더니 ‘이야, 명 박사’ 하셔”

―윤 대통령(당시 윤 후보)에게 어떤 조언을 했나.


“(대선 당내 경선) 첫 TV토론 나갈 때 새벽에 전화를 해오셨다. 1시 반인가 1시 15분인가. 그래서 내가 ‘검사 하실 때 정치인들 취조하고 수사하고 이런 거 많이 해보셨어요?’ 그랬더니 ‘아 내가 많이 했지 그거’ 하시더라. 그래서 ‘총장님, 오늘 (토론에) 나올 사람들 다 그 정치인이에요. 취조하고 수사하러 간다는 마음으로 가시면 어느 놈이 거짓말을 하고 어느 놈이 참말하고 내 편인지 네 편인지 알 수 있어요’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야. 명 박사∼’ 하시더라.”

―윤 대통령이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조언을 구했나.

“내가 (경선 후보였던) 하태경 의원 보좌관한테 전화해서 ‘1등(윤 대통령) 때리면 2등(홍준표 대구시장)만 좋아. 2등을 때리면 2∼5등 혼전이 된다. 그럼 나중에 1등하고 붙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윤 대통령에게) ‘하 의원이 하나 해줄 것 같아요’라고 전화 드렸다. 그때 하 의원이 홍 시장을 ‘조국수홍’으로 한 방에 보내셨다. (윤 대통령은) 큰 대미지 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하 전 의원은 2021년 9월 해당 TV토론에서 홍 시장에게 “조국 수사가 잘못됐나”라고 물었다. 이에 홍 시장이 “과잉수사였다”고 답하자 온라인에서 ‘조국수홍’(‘조국을 수호하는 홍준표’라는 뜻)이라는 패러디가 유행했다. 하 전 의원은 18일 동아일보에 “명 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깊이 있는 교류는 하지 않았다”며 “‘2등을 때리라’는 조언은 들은 바 없다. 홍 시장을 때리는 이슈화 전략은 처음부터 갖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명 씨는 앞서 한 인터뷰에서 “김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는 애피타이저도 아니다. 그런 거(캡처본) 한 2000장은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이를 사적 대화라고 하자 “공적 대화 내보내고 일일이 대응하는지 확인해 보자”고도 했다.

―(기자가 명 씨 휴대전화를 가리키며) 2000장이 여기 있나? 공적대화라는 게 무엇인가.

“(공적대화라는 건) 대통령과 나눈 거겠지.”

● “‘도리도리’ 대응 논리도 내가 조언했다”

―경선 이후에도 윤 대통령에게 조언했나.


“대통령께서 ‘쩍벌남’, ‘도리도리(고개를 가로젓는 습관)’가 상당히 큰 콤플렉스였다. 내가 분석을 해보니 그분이 부동시(不同視)더라. 그래서 군대를 면제받으셨다. 부동시는 한쪽 눈은 좀 잘 안 보이고 한쪽 눈은 잘 보이는 증상이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어른이 부르면 네? 네? 하고(고개를 돌리는 것이다). 내가 그걸 (대응 논리로) 말씀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

―대통령과 거의 매일 연락하셨나.

“우리 집사람보다 (대통령에게) 전화를 훨씬 많이 걸었다. 대통령보다는 김 여사가 더 많이 했다. 당시 대통령은 유세 현장에 있어서 전화를 못 받을 때도 있을 것 아니겠나.”

―여론조사 결과도 보고했나.

“(미공표) 자체 조사는 보고한 적 없다. 공표 조사를 보내줬다. 여의도연구원에서 여론조사를 무지막지하게 돌렸을 것 아닌가. (내가 자체 조사를 진행한 이유는) 선거가 얼마 안 남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빨리 가서 정리하려고 한 거다.”

―앞서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본인이 “외부 유출용”이라고 발언했는데….

“(당시 미래한국연구소 직원인 강혜경 씨에게) 외부 유출용이라고 하지 않았다면 (강 씨가 여론조사를) 빨리 하겠나. ‘윤석열이한테 갖다 준다’고 말을 하지 않으면 (자체 조사를) 먼저 해줬겠나.”

앞서 강 씨는 명 씨가 자체 여론조사 수치 조정을 요구하며 “외부 유출하는 거니까”라고 하거나 조사 결과를 독촉하며 “윤석열이가 물어보네”라고 말하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명 씨는 여론조사를 독촉하기 위해 윤 대통령을 언급한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 “김 여사 카톡의 ‘오빠’는 친오빠”

―김건희 여사 카카오톡 메시지의 ‘오빠’는 누군가.

“(김 여사의) 친오빠다. 친오빠 김진우 씨는 두 번 봤다.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처음 봤다. 7월 초인가. 두 번째는 시점이 기억나지 않는다. 코바나컨텐츠에 원체 많이 가서.”

―김 여사의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라는 메시지는 무슨 의미인가.

“(오빠) 김 씨가 나를 살갑게 대하지 않아 여사님이 나를 생각해서 그런 (메시지를 보낸) 것 같다.”

명 씨와 김 씨가 다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명 씨는 “김 씨와 정치를 논해 본 적도 없고 싫은 소리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최원영 기자 o0@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