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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 극복 위한 운동이 ‘재기의 열쇠’로…실패 극복하고 재창업 성공

입력 | 2024-10-20 20:38:00


8월 제33회 파리올림픽 탁구 종목에서 동메달 2개를 획득한 신유빈 선수는 경기 중간중간 음식물을 섭취하는 모습으로 큰 화제가 됐다. 그 중 하나가 국내 스타트업 요헤미티의 운동용 에너지 젤 제품이었다. 지난해 개발한 이 제품은 신 선수 덕에 큰 관심을 받게 돼 이달 중 국내 편의점에 입점할 예정이다. 요헤미티는 내년 해외 진출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업에 한 번 실패했던 이재선 요헤미티 대표(34)는 “내가 좋아하는 일로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는 게 가장 기쁘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 다니던 2014년 ‘동기부여 콘텐츠 기업’이란 콘셉트의 스타트업 열정에기름붓기를 창업했다. 하지만 5년 만인 2019년 공동 대표에게 회사를 맡기고 떠났다. 회사 운영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다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무너져 내린 탓이었다. 이후 1년 가까이 방황이 이어졌다. 패배감은 술을 불렀고, 술은 또 다시 부정적 생각을 낳았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은 건 운동이었다. 그는 ‘살기 위해’ 클라이밍을 비롯한 다양한 운동을 시작했다. 정서적 안정을 찾자 창업에 대한 열망이 다시 솟았다. 이 대표는 2021년 요헤미티를 설립했다. 사업 아이템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과 관련된 것으로 골랐다. 창업진흥원의 ‘재도전성공패키지’가 초기 자금 문제를 해결해 줬다. 이 대표는 “좌절을 극복하려 시작한 운동이 결국 재기로까지 이어진 셈”이라며 웃었다.

중소기업이나 벤처, 소상공인들은 항상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에 선다. 사업 실패는 큰 상처를 남기지만 재기에 성공한 ‘오뚝이’들도 많다. ‘경험’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태민 참솔 대표(45)는 실패 원인을 철저히 분석해 같은 사업으로 재기에 성공했다. 성 대표는 2011년 수산물 가공업체를 창업했다가 5년 만에 문을 닫았다. 거래액의 30%를 차지하던 한 거래처에서 문제가 생기자 회사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빚에 허덕이던 성 씨는 가족과 주변의 격려를 발판 삼아 같은 해 과메기 가공업체를 재창업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지원받은 재창업자금이 밑천이 됐다. 기존 3~4군데였던 거래처를 10곳으로 늘려 위험 요소를 분산시켰다. 미수금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참솔의 지난해 매출액은 24억 원. 향후 발효과메기, 밀키트를 비롯한 신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성 대표는 “큰 고객사와 거래를 틀 때도 30~40%만 먼저 납품하는 방식으로 위험 부담을 낮춘 게 두 번째 사업을 성공적으로 해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했다.

정부 기관이나 파트너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재기의 기회를 잡은 사례도 있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 이스턴기어의 곽유현 대표(48)는 2006년 친구들과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업체를 창업했지만 매출 급감으로 2011년 폐업했다. 생계를 위해 옛 거래처였던 자동차 부품 업체에 취업해 10년 가까이 연구개발(R&D) 업무를 담당했다. 2020년 기어 관련 기술 사업화에 자신감이 생기자 다시 창업에 도전했다. 곽 대표는 “재창업 초기 기어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자금 지원도 도움이 됐지만 과거 만났던 정부 기관, 파트너 업체 등과의 네트워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24,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2024 리스타트 잡페어’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재도전의 날’ 행사가 함께 열린다. 중기부 산하 기관들이 운영하는 재도전관 부스에서는 재창업, 재취업 등에 대한 다양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