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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실업 “의류 제작 전과정 자동화… 불량률 0.01%대 그쳐”

입력 | 2024-10-21 03:00:00

베트남 띠엔장성 스마트공장 르포
원단 늘려잡고 자르기, 기계가 해… 年 4500만장 의류 ‘자동화’ 생산
생산법인 9곳서 OEM 62% 담당… “美업체 인수, 소재기술에도 투자”



16일(현지 시간) 베트남 띠엔장성에 위치한 한세실업 TG법인에서 자동화 기기 ‘행거라인’이 봉제 작업자에게 옷감을 전달하고 있다. 연간 4500만 장의 의류를 생산할 수 있는 이 공장에선 생산 전 과정에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 ‘햄스’가 적용된다. 한세실업 제공


17일(현지 시간) 베트남 띠엔장성에 위치한 한세실업 TG법인 1공장. 옷을 만들기 위해 말려 있던 천을 평평하게 펴는 연단(延緞) 작업이 한창이었다. 과거엔 원단을 늘려잡고 자르는 일을 모두 사람이 맡았지만 현재는 모두 기계가 맡는다. 잘라진 원단은 기계를 통해 다음 과정 작업자에게 전달됐다. 한세실업은 해당 기계를 도입한 이후 연단 과정에서 필요한 인력 수요를 9명 줄일 수 있었다.

20일 한세실업에 따르면 TG법인 1공장의 불량률은 0.01%대에 그친다. 1만 벌 중 불량품이 1벌밖에 나오지 않는 비결은 자동화다. 한세실업은 연간 4500만 장의 의류를 생산하는 TG법인에 2020년 자체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인 ‘햄스(HAMS)’를 적용했다. 이 공장에선 원·부자재의 입고부터 재단-봉제-완성-출고까지 전 과정에서 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모든 작업은 기계를 통해 계량화된다. 창고 관리 시스템을 통해 입고된 원단의 위치와 수량을 관리하고, 재단 전 원단의 수축을 막는 방단 작업 역시 기계가 관리한다. 완성된 의류 역시 5차례 품질 관리 작업을 거친다. 김신일 한세실업 해외팀장은 “스마트 팩토리를 도입해 의류 제작 전 과정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월 54만 장 제작되는 TG법인 1공장에서 불량률은 0.012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은 자동화 적용 수준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은 “TG공장에 들어가 있는 무인운반차(AGV)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방안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TG법인 내에서도 자동화팀을 조직해 최근 개발된 외부 자동화 기계들을 분석한 뒤 공장 적용 가능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TG법인을 필두로 하는 베트남 생산법인 3곳은 한세실업 전체 생산량의 62%를 담당하는 핵심 사업지다. 신기술 도입 및 연구개발(R&D) 성과 역시 이곳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옷감 염색을 주로 담당하는 빈푹성 C&T법인에서는 올해부터 이탈리아에서 도입한 친환경 염색기 13대가 운행되고 있다. 일반 염색기에 비해 가격은 2배가량 비싸지만 물 사용량 42%, 전기 사용량 16%를 절약할 수 있다.

한세실업은 의류 소재 기술에도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앞서 한세실업은 미국의 섬유제조업체 텍솔리니를 인수하며 미국 및 중남미 시장의 전진기지를 강화했다. 알로요가 등 액티브 웨어(운동복)를 주요 바이어로 두고 있는 텍솔리니의 작업을 위해 관련 분야의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부회장은 “텍솔리니의 바이어가 요구하는 액티브 웨어 품질을 맞출 수 있도록 자본 투자와 기술 보강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룹 계열사인 예스24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김석환 한세예스24 부회장은 “거대언어모델(LLM)을 자체 개발해 우선 그룹사 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등에 통합하는 작업을 올해 또는 내년 중 진행할 예정”이라며 “도서 추천을 넘어 콘텐츠를 효율화, 개인화해서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편한 형태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해외 기업 몇 군데와 협력해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띠엔장=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