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스톡홀름서 시상식 작품 관련 수상 강연도 관심 쏠려 노벨상 메달, 18K 金에 24K 도금 드레스코드 엄격, 전통의상 허용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위쪽 사진)은 12월 10일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알프레드 노벨의 초상이 새겨진 금메달(아래쪽 사진)과 상장을 받게 된다. 문학동네 제공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1800석 규모의 스톡홀름 콘서트홀.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
한강은 금으로 된 노벨상 메달을 받는다. 무게는 175g, 지름은 6.6cm. 1980년까지 200g가량이었지만 이후 줄었다. 18K 금으로 만들어졌으며 표면은 24K로 도금한다. 메달 앞면에는 노벨의 상반신 초상과 라틴어로 쓰인 출생 및 사망연도가 새겨져 있다. 뒷면 가운데에는 월계수 아래에서 뮤즈의 노래를 받아적는 청년이, 아래쪽에는 수상자의 이름이 들어간다. ‘발명은 예술로 아름다워진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라는 뜻의 라틴어 문구도 들어간다. 수상 분야에 따라 메달에 새겨진 세부 문양이 조금씩 다르다.
블루홀은 실제로는 푸른색이 아닌 붉은색 벽돌로 둘러싸여 있다. 건축가 라그나 오스트베리가 붉은 벽돌 빛깔에 반해 파란색을 입히기로 한 당초 계획을 포기했다고 한다. 홀 앞쪽 벽에는 파이프가 1만2000개에 달하는 거대한 오르간이 설치돼 있다.
노벨상 시상식은 드레스코드도 엄격하다.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이브닝 드레스를 입는 것이 원칙. 하지만 한복 같은 각 나라의 전통 의상을 입는 것도 허용된다. 1968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는 일본 전통 복식인 와후쿠(和服)를 입고 상을 받기도 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들이 소감을 밝히는 ‘수락 연설문’은 ‘귀로 듣는 문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언어의 정수를 담는다. 1968년 예순아홉 살의 가와바타는 하얀 머리칼을 반짝이며 노벨상 시상식에 섰다. 연설은 선배 시인 료칸의 절명시를 인용하면서 시작됐다. “내 삶의 기념으로서/무엇을 남길 건가/봄에 피는 꽃/산에 우는 뻐꾸기/가을은 단풍 잎새.” 그의 수상 소감은 ‘동양의 미학’이라는 짙은 여운을 각인시켰다고 평가받는다.
수상자들은 관례에 따라 강연에도 나선다. 시상 후 6개월 내에 공개 강연에 나서야 한다. 1993년 흑인 여성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은 토니 모리슨의 강연도 오래 회자된다. “옛날 옛적에 눈이 멀고, 현명한 노파가 살고 있었습니다”란 구절로 시작하는 연설은 언어의 중요성과 문학의 미래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을 받아 청중의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