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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접전 대선에… 주요 경합지 초반 사전투표율 줄줄이 역대 최고

입력 | 2024-10-21 03:00:00

[미국 대선 D-15]
조지아주 첫날에만 31만명 ‘기록’… 펜실베이니아선 80만명 투표 끝내
“우편투표 사기”라던 공화당도 독려
해리스-트럼프, 나란히 미시간 방문… 노동자-무슬림 표심 집중 공략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약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이번 대선의 판세를 가를 주요 경합주에서 사전투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 같은 사전투표 열기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중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사전투표는 통상 민주당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공화당도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6년 대선에선 5830만 명, 2020년에는 1억145만 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사전투표 열기

조지아 찾은 해리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에서 두 번째)가 19일(현지 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유세를 가졌다. 그는 1일 100세 생일을 맞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또한 사흘 전 우편투표에 참여했다며 지지층에 “사전투표 참여”를 거듭 호소했다. 애틀랜타=AP 뉴시스

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는 1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사전투표를 실시한다. 주 당국에 따르면 첫날인 15일에만 최소 31만 명이 참여했다. 2020년 대선(약 13만6739명), 2018년 중간선거(약 7만849명) 등 최근 주요 선거의 사전투표 첫날 기록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15일부터 19일 오후까지 5일간 누적으로는 140만 명 이상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1일 100세 생일을 맞은 민주당 소속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16일 우편투표에 참여했다. 해리스 후보는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유세에서 “(100세인) 카터 전 대통령이 할 수 있으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17일부터 사전투표를 시작한 또 다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감지된다. 최근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의 상흔이 아직 가시지 않았지만 이날 하루에만 35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 역시 사전투표 첫날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북부 경합주 미시간주에서도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힌 유권자 200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투표를 완료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약 80만 명이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통상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자가, 공화당 지지자는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분석한 매사추세츠공대(MIT) 자료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원의 60%가 우편투표에 참여했고 공화당원은 32%만 우편투표를 했다. 하지만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유권자가 많아지면서 과거 부정적이었던 공화당의 태도도 바뀌었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트럼프 후보는 “우편투표는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공화당 지지층에 적극 사전투표 참여를 외치고 있다고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 해리스-트럼프, 미시간주서 격돌

한편 주요 경합주에서 초접전 중인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18일 동시에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내 경합주인 미시간주를 찾았다. 미시간주는 2016년 대선에선 트럼프 후보가, 2020년 대선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이겼고, 이번 대선에서도 초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노동자를, 트럼프 후보는 무슬림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해리스 후보는 18, 19일 양일 ‘미 자동차 산업의 메카’ 디트로이트에서 유세를 갖고 “트럼프가 재임할 동안 미시간주에서만 수만 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고 6곳의 자동차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노동자의 친구가 아니고, 파업 노동자를 대거 해고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펜실베이니아의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운데)가 19일(현지 시간)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라트로브에서 철강 노동자들과 유세를 펼치고 있다. 그는 과거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었으나 최근 민주당에 미온적인 주요 노조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라트로브=AP 뉴시스

트럼프 후보는 18일 미시간주의 무슬림 밀집 거주지역인 햄트램크, 디트로이트 등을 찾았다. 무슬림을 포함한 비(非)백인 유권자는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이었으나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발발 뒤 바이든 행정부의 친(親)이스라엘 정책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트럼프 후보는 예고 없이 방문한 햄트램크에서 “나는 많은 아랍계 미국인의 지지를 받고 있고, 그들은 해리스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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