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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킵투의 ‘경주 드림’… 마지막 30초간 폭발적 스퍼트

입력 | 2024-10-21 03:00:00

[2024 경주국제마라톤]
“30㎞ 지나면서부터 우승 예감”… 5초 차로 2위 쾀바이 따돌려
풀코스 7번째 도전만에 정상
마스터스 1만2000명도 축제 만끽




《‘가을 첨성대앞’ 경주국제마라톤

2024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이 19일 열렸다. 대회 참가자들은 신라 고도(古都) 경주의 가을을 만끽하며 달렸다. 올해 대회엔 풀코스, 하프코스, 10km 코스, 5km 코스에 걸쳐 역대 가장 많은 1만2000명의 마스터스 러너들이 참가했다. 국제 엘리트 남자부에선 실라 킵투(케냐)가 2시간12분35초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하며 풀코스 국제대회 7번째 출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케냐의 실라 킵투(26·사진)가 2024 동아일보 경주국제마라톤 국제 엘리트 남자부 정상에 올랐다. 풀코스 대회 7번째 출전 만에 차지한 첫 우승이다.

킵투는 19일 경북 경주시에서 열린 이 대회 국제 엘리트 남자부 풀코스(42.195km) 레이스에서 2시간12분35초의 기록으로 결승선에 가장 먼저 도착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킵투는 선두로 달리던 로버트 킵코리르 쾀바이(39·케냐)보다 두 걸음 정도 뒤에서 경쟁을 이어가다 결승선 약 200m를 남기고 1위로 나선 뒤 30초간의 막판 스퍼트를 보여 주며 우승을 차지했다.

30km까지는 킵투를 포함해 10명 안팎의 선수가 선두 그룹을 이뤘다. 이후 한두 명씩 선두 그룹에서 떨어져 나갔다. 39km 지점부터는 킵투와 쾀바이 둘만 남았다. 킵투는 결승선이 보이는 경주시민운동장 앞 황성공원로로 꺾어 들어서자마자 속도를 높이면서 쾀바이를 앞지른 뒤 5초 차로 우승했다.

이번 대회 국제 엘리트 남자부엔 2시간5분26초의 아브라힘 킵툼(35·케냐)을 포함해 개인 최고 기록이 2시간 5∼7분대인 선수가 10명 출전했다. 킵투의 개인 최고기록은 올 3월 로마마라톤에서 작성한 2시간8분9초다. 국제 엘리트 남자부엔 19명이 출전했는데 킵투의 참가번호는 12번이었다. 개인 기록이 빠른 순서대로 참가번호를 받는다. 참가번호에서 알 수 있듯 킵투의 우승은 예상밖이었다.

킵투는 “나보다 기록이 더 좋은 선수가 많아 우승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30km를 지나 선두 그룹이 추려질 때까지 몸 상태가 좋아 우승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21년에 풀코스를 처음 완주한 킵투는 7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맛봤다. 킵투는 “그동안 2, 3등만 하다 1등은 처음이다. 언젠가는 나의 때가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계속 뛰었다. 너무 행복하다. 몸 관리를 잘해 내년에도 여기에 와서 대회 2연패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킵투는 케냐 선수들의 마라톤 훈련캠프가 모여 있는 엘도레트에서 훈련하고 있다. 해발 2100m의 고산지대인 이곳은 ‘챔피언의 집’이라 불린다. 이곳과 멀지 않은 캅사벳 출신인 킵투는 자국의 ‘마라톤 영웅’ 엘리우드 킵초게(40)를 보며 마라토너를 꿈꿨다. 킵초게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남자 마라톤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18년과 2022년 베를린마라톤에선 당시 세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24 경주국제마라톤 참가자들이 19일 출발지인 경북 경주시민운동장 앞 도로를 달려 나가고 있다. 이번 대회 마스터스 부문엔 역대 가장 많은 1만2000명이 참가해 신라 고도(古都) 경주의 가을을 즐기며 레이스를 벌였다. 경주=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올해 경주국제마라톤 마스터스 부문엔 역대 가장 많은 1만2000명이 참가해 레이스를 즐겼다. 주낙영 경주시장, 육현표 대한육상연맹 회장, 박봉수 경주경찰서장,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 등은 출발지에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경주=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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