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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김정은에 ‘친선적 이웃나라’ 빠진 답전

입력 | 2024-10-21 03:00:00

국경절 축하에 15일만에 응답
“북-러 밀착 불편한 속내” 해석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달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75주년 기념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0.01.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5주년 국경절(건국기념일)을 축하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15일 만에 답전을 보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을 수호하기 위해 보다 큰 공헌을 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 ‘형제적 조선’ 등 표현들은 지난해 내용과 전반적으로 유사하나 ‘친선적 린방(이웃나라)’ 등 표현은 빠졌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까지 할 만큼 북-러 관계는 혈맹 수준으로 가까워진 가운데, 이러한 북-러 밀착을 불편하게 여기는 중국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시 주석은 앞서 16일 김 위원장에게 보낸 답전에서 “총비서(김정은) 동지와 함께 전통적인 중조(북-중) 친선 협조 관계가 지속적, 안정적으로 발전하도록 인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북-중 두 나라는 산과 강이 잇닿아 있으며 두 나라 사이의 전통적인 친선은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면서 “형제적 조선 인민이 총비서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사회주의 건설 위업을 추동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이룩하기를 충심으로 축원한다”고 했다.

지역 정세 안정을 우선시하는 중국 입장에선 북-러 군사 협력이 달갑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상대적으로 북한의 최우방이던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줄 수 있어서다. 중국 외교부는 우리 정보당국의 북한 파병 발표에 “모든 당사자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만 했다. 정부 소식통은 “서방에서 주목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이 파병을 결정한 상황은 중국 입장에선 굉장히 불쾌할 수 있다”고 했다.

올해는 북-중 수교 75주년이지만 양국 간 교류 및 친선 정도는 이례적으로 건조한 수준이다. 중국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 복귀 문제를 두고도 양국 간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