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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잠재성장률, 2년 연속 2.0%로 美보다 낮아

입력 | 2024-10-21 03:00:00

‘경제 기초체력’ 4년새 0.4%P 하락
“저출산에 생산연령 인구 줄어든 탓
산업구조 개편 더딘 것도 주요 원인”



뉴시스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에 해당하는 잠재성장률이 4년 전보다 0.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처음으로 미국에 역전당했던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올해도 2.0%에 그치며 2년 연속 미국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한 올해 한국 잠재성장률은 2.0%다. 2020년(2.4%)보다 0.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22년 2.3%로 떨어진 뒤 지난해에는 2.0%까지 하락했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등을 투입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 통상 경제의 ‘기초체력’을 뜻한다.

경제 규모가 한국보다 15배가량 큰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반등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2020∼2021년 1.9%에서 2022년 2.0%로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2.1%로 잠재성장률 통계가 산정된 2001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2.0%)을 뛰어넘었다. 올해 미국의 잠재성장률도 2.1%로 한국보다 0.1%포인트 높다.

한국이 미국보다 낮은 잠재성장률을 보이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총요소생산성 등으로 구성되는데, 통상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낮은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총요소생산성은 한 국가의 전반적인 기술, 사회 제도 등이 경제 성장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나타낸 지표다. 국가 경제가 노동과 자본만으로 성장하는 건 한계가 있기에 잠재성장률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로 꼽힌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독일 등 주요 선진국도 최근 잠재성장률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은 2020년 0.7%에서 변동을 겪다가 올해 0.8%로, 영국은 2020년 0.9%에서 지난해 1.2%, 올해는 1.1% 수준으로 올라섰다.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건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생산연령인구가 줄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24년 70.2%에서 2050년 51.9%, 2072년 45.8%로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 구조 개편의 더딘 속도도 한국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동력 측면에선 청년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일자리 등의 문제를 해결해 출산율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산업 측면에서는 반도체 외에도 국내 주력 산업을 다양하게 만들어 이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해야 성장률도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