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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옆’ 몰도바 대선, 경제난에 親서방 정권 흔들

입력 | 2024-10-21 16:42:00


AP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몰도바가 20일 대선 1차 투표, 헌법에 유럽연합(EU) 가입 명기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했다. 이번 투표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친(親)서방과 친러시아 노선 사이에서 고민하는 동유럽 각국의 민심 상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대선과 국민투표 모두 당초 여론조사와 달리 친러 진영이 선전했다. 이에 따라 친서방 노선인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개표율 98%를 넘긴 상황에서 집권 행동과연대당(PAS) 소속 산두 대통령은 41. 92%를 득표했다. 이에 따라 그는 다음달 3일 친러 성향인 알렉산드르 스토야글로 사회주의당 후보와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다. 대선 직전 여론조사에서 스토야글로 후보의 지지율은 10%대에 불과했지만 1차 투표에서 26.35%를 얻으며 선전했다.

EU 가입 논의 국민투표에서도 개표율 98%의 상황에서 찬성 50.07%, 반대 49.93%로 찬성표가 미세하게 앞섰다. 역시 대선 전 조사에서 EU 가입 찬성 여론이 64%를 기록했던 것과 큰 차이가 있다.

2020년 집권한 산두 대통령은 내내 친서방 노선을 강하게 추진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대러시아 교역 감소, 우크라이나 난민 유입, 고물가 등으로 경제난이 가속화하자 지지율이 하락했다. 이 같은 민심이 대선 1차 투표와 국민투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산두 대통령이 설사 결선투표에서 승리한다 해도 내년 총선에서 PAS가 과반 의석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