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달리는 버스에서 술병을 들고 이동하는 승객.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캡처
환갑 기념 여행을 마치고 전세버스에 오른 승객들이 안전벨트도 하지 않은 채 술을 마시며 돌아다녀 곤욕을 치렀다는 버스 기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는 28인승 버스 기사 A 씨의 제보가 올라왔다.
A 씨는 지난달 환갑 기념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초등학교 동창 남녀 18명을 버스에 태웠다. 승객들은 홍어 회무침을 비롯해 냄새가 심한 음식과 술을 들고 승차했다. A 씨가 이를 제지했지만, 승객들은 무시하고 버스에 올랐다고 한다.
A 씨는 승객들에게 자리에 앉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승객들은 오히려 버스를 세우라며 분노했다고 한다. 한 승객은 “사람이 앉지 않았으면 버스가 가지 말라”고 소리쳤다.
버스에서 안전벨트를 하지 않고 팔걸이에 걸터앉은 승객.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캡처
그러자 승객들은 “다른 차를 불러서 갈 테니 당신은 필요 없다”는 태도를 보이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일부는 “새 차가 올 때까지 못 간다”며 하차를 거부하거나, 버스 앞을 막은 채 도로에 드러눕기도 했다. 결국 A 씨는 총무에게 “운임 안 받을 테니 전부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버스에서 내린 승객들이 졸음쉼터에 서 있거나 버스 앞에 주저앉은 모습. 유튜브 채널 ‘한문철 TV’ 영상 캡처
이어 “이런 승객들을 가만히 두면 운전자는 생계에 위협이 될 만큼 벌점과 운행 정지가 따라온다. 그에 비해 승객은 단순 경범죄 처벌을 받는다”며 “그러기에 운전자는 이 사람의 안전을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는데 그게 보시다시피 이뤄지지 않는다. 승객에게 좀 더 강한 법적 기준과 사례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많은 사람이 인지하고 이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승객이 차 안에서 춤을 추는 등 안전운전에 현저히 장해가 될 정도의 소란 행위를 하도록 내버려두는 운전자에게 범칙금 10만 원과 벌점 40점이 부과된다. 40일간 면허 정지 조치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