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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알하즈아르대학에서 소프트웨어공학을 전공하던 평범한 학생 샤반 알달루는 20세 생일을 하루 앞둔 14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알아크사순교자’병원 주차장 부지에 마련된 난민촌 캠프에서 산 채로 불타 숨졌다. 이스라엘군이 많은 피란민이 모여 있는 이 곳에 대대적인 공습을 퍼부은 탓이다.
알달루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이 발발한 후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자신과 가족이 이집트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이런 글을 올렸다. 2만 달러(약 2700만 원) 이상을 모았지만 이스라엘이 올 5월부터 이집트로 통하는 가자지구 라파 검문소를 폐쇄하면서 끝내 탈출하지 못했고 변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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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습으로 알달루는 물론 그의 어머니까지 숨졌다. 그의 아버지 아메드 씨는 공습 당시 알달루의 동생 2명은 구했지만 아내와 아들은 구하지 못했다며 절규했다. 아메드 씨는 불탄 채로 죽어가는 아들을 향해 “미안하다, 용서해 달라”고 소리쳤다고 토로했다.
이스라엘은 알아크사병원 일대에 피란민으로 위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많아 이 지휘센터를 노린 공습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알달루 가족을 포함한 많은 난민들은 이스라엘이 의료시설을 공격해선 안 된다는 국제법을 지킬 것이라고 믿고 있다가 화를 입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설사 하마스가 병원 근처에서 작전을 수행한다 해도 이스라엘은 민간인 사상자를 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