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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또 ‘빈손’으로 돌아선 尹-韓… 대화를 했나, 서로 자기 말만 했나

입력 | 2024-10-21 23:30:00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24.10.21.대통령실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해 80여 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별다른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채 ‘빈손’ ‘맹탕’으로 끝났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3자 차담 형식의 회동에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각종 의혹 설명과 해소 등 3대 요구 사항과 함께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윤 대통령은 사안별로 수용할 수 없는 이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0%대 초반 지지율이 말해주듯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은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고, 그 중심에 김 여사 문제가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교육, 연금, 노동 등 3대 개혁을 포함해 현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들이 동력을 얻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것도 김 여사 문제가 블랙홀처럼 국정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이 만나 김 여사 문제를 풀 의미 있는 해법을 내놓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번 회동이 단지 두 사람 간의 파워게임 차원이 아니라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감대 형성 자리가 됐어야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 할 말만 했을 뿐 국정 걸림돌 해소를 위한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 대표는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과감한 국정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구체적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자제하고 있다”거나 “확인된 잘못이 없지 않느냐” “구체적인 의혹이 없지 않느냐”란 취지였다고 한다.

정치 부재, 부실한 소통 등 국정은 겉돌고 김 여사와 관련된 듣기 민망한 얘기들이 쏟아지면서 이젠 지지자들조차 고개를 젓고 있다. 그런 성난 민심을 외면했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은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이나 이른바 ‘김 여사 라인’ 논란에 대해 “별 문제가 없다”는 대통령 인식은 황당하고 일반 국민 인식과도 크게 동떨어져 있다. 윤 대통령 임기가 곧 반환점을 돈다. 의료공백 장기화에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논란, 특검 공방 등으로 국정은 수렁에서 헤매고 있는데도 지금 여권엔 아무런 절박감도 위기감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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