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을 하고 있다. 2024.10.21.대통령실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김건희 여사 문제 등에 대해 80여 분간 대화를 나눴지만 별다른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채 ‘빈손’ ‘맹탕’으로 끝났다. 정진석 비서실장이 배석한 3자 차담 형식의 회동에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각종 의혹 설명과 해소 등 3대 요구 사항과 함께 특별감찰관 임명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에 윤 대통령은 사안별로 수용할 수 없는 이유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20%대 초반 지지율이 말해주듯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은 심각한 위기 상황을 맞고 있고, 그 중심에 김 여사 문제가 있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교육, 연금, 노동 등 3대 개혁을 포함해 현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정책들이 동력을 얻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것도 김 여사 문제가 블랙홀처럼 국정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두 사람이 만나 김 여사 문제를 풀 의미 있는 해법을 내놓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번 회동이 단지 두 사람 간의 파워게임 차원이 아니라 국정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감대 형성 자리가 됐어야 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서로 할 말만 했을 뿐 국정 걸림돌 해소를 위한 깊이 있는 대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 대표는 나빠지고 있는 민심과 여론 상황, 과감한 국정 변화와 쇄신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개혁 추진 동력을 위해서라도 부담되는 이슈들을 선제적으로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김 여사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구체적 발언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미 자제하고 있다”거나 “확인된 잘못이 없지 않느냐” “구체적인 의혹이 없지 않느냐”란 취지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