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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개발 주치의’ 컨설팅 받고 31년 금형 기업 매출 20% 뛰었다

입력 | 2024-10-23 03:00:00

[Leisure & DA스페셜]
영천정밀, 산업인력공단 지원받아
작업 효율화해 제품 생산 시간 줄여
체계적 자재 관리로 제품 품질 향상




㈜영천정밀 임직원 단체 사진.  ㈜영천정밀 제공

금형이란 똑같은 형태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금속 틀을 만드는 산업으로 우리나라 6대 뿌리산업의 하나로 지정될 만큼 제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중요 산업이다. 붕어빵 틀처럼 일상적인 것부터 자동차·조선을 비롯해 로봇,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최종 제품의 품질과 성능을 좌우한다.

경기 부천의 금형 제조업체인 ㈜영천정밀은 1993년에 설립돼 31년 업력을 지닌 반도체 장비 및 금형 부품 가공업체다. 그러나 여느 중소기업과 같이 만성적인 인력난과 더불어 2030세대 직원 비중이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특히 젊은 청년 구직자의 입사 기피로 숙련 기술 전수에 한계가 있었다.

영천정밀의 각자대표인 오승언 대표는 젊은 청년 사업가로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고 기업 혁신을 위해 DX(디지털 전환) 경영, 기술,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해결책을 모색하며 특히 기업 혁신의 핵심 요소는 직원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회사가 보유한 교육 프로그램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도 몰랐다. 이러던 중 ‘능력개발전담주치의’를 처음 알게 됐고 회사를 방문한 능력개발전담주치의를 통해 숙련 기술 전수에 관한 직무훈련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을 소개받았다.

능력개발전담주치의(이하 주치의)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실시하는 훈련 지원 제도로 중소기업의 상황을 진단하고 맞춤형 훈련을 처방해준다. 기업이 훈련 상황을 주치의에게 ‘설명’하면 주치의는 이를 ‘진단’하고 개선에 필요한 교육 훈련을 ‘처방’한다. 교육 훈련이 치료법이 될 수 없는 경우는 다른 정부 지원 사업으로 연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지원한다. 컨설팅과 교육 훈련 이력은 전산 시스템에 남아 이력 관리를 통한 지속적인 훈련 참여와 피드백도 가능하다.

부평공고의 일학습병행 도제 훈련 모습.

오 대표는 “중소기업을 지원해 주는 제도나 기관이 많은데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떤 제도가 우리 회사에 도움이 될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탐색하기 어렵다”면서 “주치의가 회사 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기업에 맞는 훈련 프로그램을 설계해 주고 우리 회사에 맞는 실효성 있는 지원 제도를 안내해줘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치의는 영천정밀을 여러 차례 방문해 전 직원을 대상으로 1대1 면담 후 훈련 DB를 활용해 기업 여건을 분석하고 적합한 현장 직무 중심 훈련 프로그램 개발을 지원했다. 금형 분야 명장을 외부 전문가로 투입해 기업 직무 분석과 업무 체계를 정리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신규 직원 채용에 대한 기업 고민 해소를 위해 부평공고 등 ‘일학습병행 도제’를 운영 중인 전문계고와 연계시켜 CNC 밀링과 세무회계 전문 교육을 받은 우수한 인력을 올해에만 3명 신규 채용했다. 중소기업과 뿌리산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자 기업과 경기도교육청·경기도청을 연계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과 미래의 꿈을 설계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금형·기계에 대한 진로 체험·현장 실습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영천정밀이 체감한 첫 번째 효과는 작업장 문제 해결 중심 PBL(프로젝트 기반 학습 및 문제 해결 기반 학습) 방식의 체계적 현장 훈련(S-OJT)을 처음으로 운영해 작업 효율화를 통해 성과가 향상됐다. 가공 불량 예측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부품 도면 해독과 가공 공정 설계에 관한 현장 훈련을 진행해 제품 생산에 드는 작업 시간이 20%, 가공 시간이 35% 정도 감소돼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작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영천정밀 회사 전경.

두 번째로 긍정적 매출 확대를 꼽았다. 업체 특성상 미수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주치의 컨설팅을 통해 알게 된 거래 규정·채권 관리 규정을 회사에 적용해 업무 체계를 확립하며 현금흐름이 좋아지고 자연히 매출이 확대됐다. 주치의 컨설팅 전 1억1500만 원 규모의 현금흐름이 컨설팅 이후에는 1억3500만 원으로 약 20% 향상됐다.

오 대표는 소규모 기업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담당 직원 개인의 판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기 쉬운데 주치의 컨설팅을 통해 중소기업이 도입하기 어려운 업무 관리 체계(업무 체계 수립, 업무 매뉴얼 제작 등)를 만들어 효율적인 업무 처리와 시간 단축이 가능했다며 주치의 컨설팅 효과를 매우 높게 평가했다.

세 번째는 체계적인 자재관리를 통해 제품 품질이 높아졌다. 기존에는 자재·재고량을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하지 않아 버려지는 자재가 많았다. 주치의가 제공한 관리 툴을 활용하고 외부 전문가의 지도에 따라 소재와 완제품 재고 위치를 레이아웃화했으며 자재관리 매뉴얼을 통해 로스 시간(소재 발주, 입고)을 10% 감소시켰다. 생산관리 체계 기준 정립과 불량품 관리가 가능해면서 생산 전반의 품질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그동안 뛰어난 기술력 기반으로만 회사를 운영했다면 앞으로는 조직 및 경영관리 역량을 더해 기업 발전을 꿈꾸고 있으며 한국을 지탱하는 제조업 기술력이 도태되지 않도록 앞장서겠다”면서 “직무훈련이 이렇게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해보지 않았던 다양한 훈련 사업에 참여해 사내 학습문화 조성에 적극 노력할 것이며 다른 중소기업에 주치의 지원 제도와 훈련 참여 사례를 전파하는 데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능력개발전담주치의 상담을 원하는 기업은 HRD4U 홈페이지를 통해 기업의 현재 HRD 현황을 조회하고 간편하게 컨설팅을 신청할 수 있다.


안소희 기자 ash030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