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법률’ 시행 20주년 정명수 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 인터뷰 원료-제형 등 글로벌 규제와 차이… 소비자들, 해외 직구로 제품 구매 안전성 입증된 원료 적극 도입하고 기능성 표현 용어 범위 확대하면 기업의 연구 의지-개발 촉진 도움
정명수 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건강기능식품이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세계 다른 나라들과 규제 조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건강기능식품협회 제공
《올해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다.
국내 건기식 산업은 크게 성장해 현재 약 5조 원 규모에 달한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지난 8월 29일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고 미래 계획을 발표하는 기념식을 가졌다. 정명수 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을 만났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1988년에 설립됐다. 국내 건기식 산업을 대표하는 유일한 단체다. 산업의 건전한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제도 발전을 위한 정책 연구, 규제 개선, 회원사 지원을 위한 전문 세미나 개최, 국내외 산업 정보 제공,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위한 홍보 활동 등을 주요 업무로 한다.”
―올해 건강기능식품법 시행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1990년대에는 여러 건강식품이 판매됐지만 허위 과대광고가 빈번해 사회적으로는 따가운 시선도 많았다. 한편 동 시기에 미국과 일본에서는 기능성 식품 관련 법률과 제도를 확립해 나가던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모호했던 기존 건강보조식품의 틀을 버리고 2004년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다. 취지는 품질 안전 보장, 기능성의 과학적 검증을 통해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법률을 토대로 건기식 산업은 연평균 두 자릿수의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며 5조2000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발전했다. 모든 제조업소는 GMP(우수 건강기능식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가 의무 적용돼 품질 안전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확립했고 정부와 산업계의 노력으로 현재 33가지의 기능성 원료가 인정됐다. 우리나라 건기식 제품은 세계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건기식 산업이 세계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글로벌 규제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우리나라의 우수한 건기식 제품이 세계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글로벌 규제 조화가 필요하다. 우선 원료나 제형에 대한 사용 확대를 해야 한다. 현재 해외에서 사용되는 원료나 제품 유형 중에는 국내에서 제품화할 수 없는 것들이 다수 있다. 소비자는 이런 제품을 해외 직구로 사는 상황이다. 해외에서 이미 기능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원료를 국내에서도 건기식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오트밀, 쿠키, 빵 등으로 제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기능성을 표현하는 용어도 유연해져야 한다. 현재는 기능성 표현을 ‘체지방 감소에 도움’ ‘혈중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처럼 간략하게만 쓸 수 있다. 해외는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복부 지방에 작용’ ‘지방분해효소를 활성화하는 작용’ ‘LDL콜레스테롤을 줄임’처럼 구체적인 기전과 설명을 할 수 있다. 이는 업체의 연구 의지를 북돋우고 소비자에게 친화적인 제품 개발을 촉진하는 계기가 된다. 마지막으로 혁신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 3D 프린팅, 동물실험 대체 기술 등 새로운 기술을 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이와 관련된 기능성·안전성 평가 기술을 선제적으로 마련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최근 건기식협회는 ‘국민과 함께한 20년, 이제는 세계로 K-헬스 W.A.V.E.’를 발표했다. 무슨 의미인가.
“건기식 산업의 글로벌 도약과 혁신을 담고 있다. 한국의 건기식이 국내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로 나아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W.A.V.E.의 W는 Worldwide, 세계시장으로의 도약을 의미한다. A는 Advancement, 혁신적인 기술 연구와 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육성을 뜻한다. V.E.는 Via Eat Well, 즉 일상의 섭취로 이루는 건강한 삶을 말한다.”
“최근에는 건강에 대한 단순한 관심을 넘어 건강을 소비하는 ‘헬스 디깅’ 추세다. 현재는 해외시장에서 국내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0.14%에 불과하지만 2035년 1.5%까지 증가해 수출액 5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건기식 전체 시장 규모도 2035년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건기식에 대한 소비자 신뢰 확보도 중요한 과제일 것 같다.
“건기식을 소비자가 든든한 건강 도우미로 인식하려면 고품질의 기능성 원료 발굴부터 제품 제조에 이르기까지 고도화된 제품의 제공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협회는 제품 안전성과 기능성의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고 최신 융합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소비자의 건강 증진에 이바지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 교육과 홍보 활동, 불법 광고 모니터링을 강화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올바른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