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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김건희 라인’ 일일이 거명하며 “잘라야”…尹 “문제 있다는 증거 가져오라”

입력 | 2024-10-22 10:44:00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내 파인그라스에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면담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 맞은편에는 한 대표와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앉았다. 한 대표 앞에는 한 대표의 요구 사항이 담긴 빨간색 파일과 윤 대통령이 준비한 제로콜라가 놓였다. 윤 대통령과 정 비서실장 앞에는 펜이나 노트는 없었고 정 비서실장은 휴대전화를 꺼내 놓았다. 대통령실 제공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 자리에서 이른바 ‘김건희 라인’을 일일이 거명하며 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문제가 있다는 구체적 증거를 가져오라”는 취지로 답하며 “잘라낼 수 없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또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관련자인 명태균 씨에 대해서도 “솔직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한 대표는 전날 회동에서 윤 대통령에게 김 여사 관련 인적 쇄신에 대해 “김 여사를 놓고 호가호위 하고 김 여사랑 직접 소통했다며 밖에 과시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정리해야 한다”고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된 인사들의 이름을 직접 밝히는 동시에 몇몇에 대해선 “잘라야 한다”란 표현도 사용하며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래야 대통령실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소통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문제가 있다는 구체적 증거를 가져와봐라”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또 공기업 낙하산 인사 문제도 언급했지만 이 역시 윤 대통령은 받아들이는 데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명 씨 논란과 관련해서도 “질질 끌려 다니면 안된다. 명 씨 논란에 대해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솔직하게 털고 가자”고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