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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팬층 확보하며 ‘억’ 소리 나게 팔린 장수 제품들

입력 | 2024-10-23 03:00:00

[이주의 PICK]
32년간 10억 개 팔린 동원 양반죽
허니버터칩과 소주 ‘새로’도 인기



동원F&B의 양반죽 대표 제품 가운데 하나인 전복죽(위쪽 사진)과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두 제품 모두 오랜 시간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으며 억 단위 개수가 팔렸다. 각 사 제공


식품업계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개, 1년에는 수만 개의 신제품이 반짝하고 나타났다가 소리 소문도 없이 자취를 감춥니다. 민감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오랜 시간 사로잡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지요. 이런 가운데 수억 개 넘게 팔린 식품들이 화제입니다.

17일 기준 동원F&B 양반죽은 출시 32년 만에 누적 10억 개가 팔렸습니다. 1992년 출시된 양반죽은 간편식의 원조 격입니다. 죽을 상품화해서 파는 것 자체가 파격이었던 당시, ‘참치죽’을 선보였죠. 이후 출시된 전복죽은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고 현재는 야채죽, 밤단팥죽 등 22가지 맛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2001년부터는 해외 수출도 시작해 현재 미국, 일본 등과 동남아시아, 오세아니아 대륙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해태제과가 2014년 출시한 허니버터칩은 출시 10년 만에 누적 매출 5500억 원, 판매량은 3억6000만 봉지를 넘겼습니다. 허니버터칩은 연평균 500억 원 이상 판매되는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허니버터칩은 출시와 동시에 감자칩 시장의 판을 뒤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새우깡, 맛동산, 꼬깔콘 등 서른 살이 훌쩍 넘는 전통의 강호들이 즐비한 과자업계에서 탄탄한 팬층을 확보했죠.

출시 두 달 만에 예상 매출액 10배를 넘을 정도로 수요가 폭발적이었고, 공장 가동을 최대로 늘려 공급했지만 품절 대란은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해태제과는 신제품 출시 8개월 만인 2015년 4월 공장 증설을 결정했고, 1년 만에 신공장을 지었습니다. 해태제과는 공장 증설을 ‘신의 한 수’로 자평합니다. 공급량이 2배로 늘어나며 품귀 현상은 줄었지만,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것이죠.

새로운 브랜드가 쉽사리 자리 잡기 힘든 건 주류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가운데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새로’는 2022년 9월 출시되고 22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4억 병을 넘겼습니다.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5000만 병을 달성한 데 이어, 7개월 만에 1억 병을 돌파했죠.

식품·주류업계 관계자들은 한 번 각인된 소비자들의 입맛이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고 아우성입니다. 소비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게 할 만한 치명적 매력의 제품을 내놓는 건 모두의 꿈이지만 쉽사리 이룰 수 없기 때문이죠. 이런 환경에서 수억 개가 팔린 제품들, 대단히 매력적인가 봅니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