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과 치료 아직도 정의-진단법 명확하지 않아… 발달장애-반복행동 등 증상 다양 자폐 환자 30% 정도는 뇌전증… 조기 발견해 치료하는 게 중요 악화 막으며 완치법 기다릴 필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왼쪽), 영화 ‘포레스트 검프’ 포스터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
자폐 스펙트럼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사회성, 언어, 행동 발달 장애가 있다. 구체적으로 눈 맞춤, 표정과 같은 비언어적 행동이나 감정 교류에 있어서 질적인 손상, 말을 잘 하지 않거나 그 의미를 적절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증상, 특정 행동을 반복하는 상동증, 정서적 불안감, 빛, 소리, 만지는 것에 대한 민감함과 같은 다양한 증상이 있다. 많은 증상 중 몇 가지 이상을 가진 경우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진단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정도로 장애가 있을 수도 있고, 겉으로는 전혀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아스퍼거 증후군 같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을 수 있다. 교수나 전문 연구직과 같은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일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는 사람 중에 아스퍼거 증후군인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완치할 방법이 없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치료하는 데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사용되는데 △행동, 언어, 교육 치료를 통해서 발달 장애를 완화하고 사회적 적응도를 높이는 치료 △우울증, 불안장애, 강박증, 정서 불안, 행동장애, 주의력 결핍, 수면 장애와 같은 동반 증상들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물치료 △30% 정도의 자폐 환자에게 뇌전증이 있는데 이 경우 뇌전증을 치료하는 것이다. 뇌전증엔 상당히 많은 치료 방법이 있고, 뇌전증 발작 자체가 뇌를 지속적으로 손상시킬 수 있기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도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발달장애인 만큼, 매일의 발달 과정이 다음 단계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렇게 해도 완치될 수 없고 엄청난 시간과 경제적, 정신적 노력이 든다는 점에서, 그 수많은 노력이 무색하다는 느낌마저 들 수 있는 게 사실이다.
자폐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두 주인공이 성공한 삶을 살게 되는 과정에 가장 인상적인 것은 부모의 깊은 사랑이다. 영우의 아버지가 보여주는 딸에 대한 애틋한 사랑, 그리고 포레스트 검프 어머니의 사랑은 명대사로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인생은 초콜릿 상자 안에 들어 있는 초콜릿과 같다. 어떤 초콜릿을 먹게 될지 알 수가 없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내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자폐라는 예상치 못한 초콜릿을 집었더라도, 최선을 다해 뇌가 지속적으로 손상되는 것을 막고, 내일의 기술을 기다리면서 희망과 사랑을 잃지 않는 것이 내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