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담을 마치고 이동하며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회담을 갖기로 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그제 오후 면담을 앞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을 제의하자 전격 수용했다. 한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으로 윤 대통령을 압박한 것으로도 보인다.
윤-한 면담에서는 김건희 여사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30명 의원을 설득했는데, 앞으로 상황 악화가 걱정”이라며 민주당 등 야당이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를 윤 대통령에게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우리 의원들이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요구와 대통령실의 김 여사 라인 인사 조치에 대해서는 불분명하거나 거부에 가까운 답변을 했다.
윤-한 면담 결과에 대해 여당 내에서는 김 여사 특검법에 찬성하는 이탈표를 더는 단속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4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되긴 했지만 여당 이탈표가 4표로 늘었다. 민주당은 이튿날 다시 특검법을 발의했다. 벌써 세 번째 발의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또다시 재표결에 들어가면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민주당의 특검법은 특검 선정부터 중립적이지 못하고 수사 범위도 너무 넓다는 게 국민의힘 측 시각이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차담에 이어 추경호 원내대표를 만찬 자리에 부른 것도 이런 점을 파고들어 최대한 표 단속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이 대표도 특검을 정략적으로만 이용할 생각이 아니라면 특검의 중립성과 최소성을 존중하는 특검법을 들고 와야 한다. 할 테면 해보라는 대통령의 의사는 확인됐다. 이제 여야 대표가 민심에 따른 합의점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