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09.24. [서울=뉴시스]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삼성생명)이 ‘작심 발언’을 한 직후 거센 비판을 받는 배드민턴협회의 김택규 회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과 언쟁해 질타를 받았다.
김 회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파리 올림픽에서 안세영이 금메달을 딴 직후 인터뷰 등을 통해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문제점을 지적해 논란을 일으켰다. 부상 관리, 대표팀 훈련과 운영 방식 등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도 안세영의 발언과 배드민턴협회는 자주 화두에 올랐다. 의원들은 국가대표 용품 후원 계약 관련 문제와 국제대회 심판 파견 문제 등을 지적했다.
김 회장이 의원들로부터 수 차례 호명된 가운데 ‘안세영의 인사’를 두고 큰 소리가 오가는 풍경이 연출됐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을 증인으로 불러 “안세영이 촌장님께 인사를 하지 않고 외면한 적이 있냐”고 물었고, 장 촌장은 “언제 그랬냐”고 반문했다.
이에 양 의원은 “지난번에 김 회장님이 ‘세계적인 스타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안세영은 인사하지 않는다. 선수촌장에게도 인사하지 않고, 심지어 협회장인 나에게도 인사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선수촌장은 인사를 한다고 하지 않냐”고 물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저만 그렇게 느끼나보죠”라고 대꾸했고, 양 의원은 “지금 말장난 해요?”라고 소리친 후 “다시 말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의원의 질책에 김 회장은 “이번 덴마크 대회 가서도 선배들이나 코치진들에게 인사하지 않았다고 연락이 왔다”고 답했다.
김 회장의 답변을 들은 양 의원은 “선수를 관리하고,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도록 도와야하는 협회장이 자기 소속 선수, 그것도 세계적인 스타를 인격적으로 저격하고 왕따시키고는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좋았냐”고 분노했다.
이에 김 회장은 “인사를 안하는 것과 인격적 모독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김 회장은 “제가 언제 싸가지가 없다고 했느냐”고 응수했다.
김 의원은 “회장님은 인격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인다. 인사를 잘하고 다니시라”고 말했고, 김 회장은 “네, 알겠습니다”라고 비꼬는 투로 답했다.
장내에 웃음까지 터지자 전재수 문체위원장은 “회장님은 국정감사장의 증인이시다”며 말렸다. 그러자 김 회장은 “증인으로 답을 할 수 있는 질문을 해달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기분을 언짢게 하는 질문이어도 지금 보여준 자세와 태도는 국정감사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후에도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진 가운데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가 보기에는 공공단체장으로 적합하지 않으신 것 같다. 물러나라는 요구가 많은데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물었다.
김 회장은 “심사숙고하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