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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하버드대 ‘바이오 석학’ 만나고 DNA 연구도 눈으로 관찰

입력 | 2024-10-23 03:00:00

송도 2024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
내달 14∼17일 바이오클러스터서 세계 생명공학 석학들 연단에 올라
참가 청소년, 바이오 기업 견학하고 의약품 개발-DNA 연구 직접 확인



지난해 9월 대한민국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에 참가한 학생들이 인천글로벌캠퍼스 내 겐트대 실험실습실에서 해조류 디옥시리보핵산(DNA) 추출 실험실습을 하고 있다. 인천경제청 제공


“바이오 과학자가 돼 인류가 고민하는 난치병 치료 의약품을 만들어 환자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경기 의왕시 백운호수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강동호 군(12)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바이오 아카데미에 참가 신청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4회째인 ‘2024 대한민국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가 11월 14∼17일 나흘간 세계 최대 바이오 의약품 생산의 메카로 부상한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열린다. ‘바이오 인재’ 육성을 위한 바이오 아카데미는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동아일보, 채널A가 공동 주최한다.

올해 아카데미는 송도 바이오 생산 현장을 견학하고, 대학에서 실험 및 실습에 직접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초등 5, 6학년과 중고교생이 참가할 수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국 하버드대, 벨기에 겐트대, 서울대 등 유수 대학 출신의 석학 강연을 보호자, 가족, 인솔 교사가 함께 들을 수 있다.

● 세계적인 생명공학 석학을 만나다

바이오 아카데미는 세계 석학들로부터 바이오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바이오 생산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사실상 국내 최고의 청소년 바이오 커리큘럼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민섭 하버드대 의대 유전체학 박사 겸 이원다이애그노믹스 회장(57)은 최첨단 디옥시리보핵산(DNA) 분석 기술과 바이오산업 미래를 설명한다. 이 회장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아시아는 바이오산업의 최대 시장이며 한국은 선진국들이 원하는 최고의 바이오산업 파트너”라고 말했다.

올해 처음 강의하는 이주용 서울대 약대 교수는 인공지능(AI) 기반 신약 개발 현황과 분자 동역학(molecular dynamics·고체 액체 기체 상태에서 원자나 분자의 움직임을 예측하는 방법)을 활용한 ‘바이오 시뮬레이션 플랫폼’ 신기술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다.

세계 생명공학 분야 선도 대학인 겐트대의 웨슬리 드 네브 교수, 쇼단 라오 교수 등도 강사로 나선다. 바이오 분야 최고 석학인 이들은 바이오 데이터 사이언스, 바이오 머신러닝 등 최첨단 바이오 정보학(informatics) 트렌드를 강의한다. 지난해 처음 강의에 나선 이들은 청소년들에게 세계 바이오산업 동향과 바이오 과학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소개하고, 멘토링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 바이오 기업-연구소 방문 기회도

바이오 아카데미에 참가하는 청소년들에게는 바이오 기업 견학, 실험 및 실습 기회가 제공된다. 아카데미 주요 일정 중 백미는 기업 견학이다. 송도에 입주해 있는 셀트리온 등 바이오 기업을 방문해 생산 공정과 연구원의 설명을 듣는 체험 기회가 주어진다.

올해는 셀트리온, 싸이티바, 써모피셔 사이언티픽, 이원다이애그노믹스 등 10여 개 기업이 참가 청소년에게 견학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여기에 인천대, 인하대, 가천대, 겐트대(글로벌캠퍼스), 연세대(국제캠퍼스) 등 여러 대학에서 실험 및 실습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셀트리온 견학은 30명씩 3개 조로 나눠 이뤄진다. 4층 연구소를 방문한 뒤 세포를 배양하는 바이오리액터 홀(3층)과 완제품 생산설비(1층)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지난해 새롭게 공장 견학을 허가한 싸이티바는 바이오 의약품 개발 및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생명과학 선도 기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바이오 의약품 중 75%가 싸이티바의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견학 장소는 이 회사의 ‘APAC Fast Trak Center’다.

세계적인 약물전달시스템(DDS) 연구기관인 ‘(재)유타-인하 DDS 및 신의료기술 개발 공동연구소’도 방문할 수 있다. 이 연구소는 미국 유타대 약학대 약물전달 시스템 연구소와 인하대병원 임상시험센터가 협력해 ‘고효율 약물전달 시스템 및 신의료기술 개발의 임상 적용을 위한 기초 연구’ 등을 수행하는 비영리 연구소다.

제약기업 보로노이를 방문하는 학생들은 신약 개발 연구소 현장을 볼 수 있다. DNA를 세포 안에 넣는 과정 등을 눈으로 직접 관찰할 기회가 주어진다. 찰스리버 래보래토리즈 코리아의 민홍진 대표는 바이오 꿈나무들의 질문에 직접 답할 예정이다.

● “청소년에게 바이오산업 알리는 교육의 장”

칼빈 매니토바 국제학교에 다니는 이시연 양(17)은 “아카데미를 통해 한국 바이오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과 미래를 느껴 볼 수 있는 기회여서 참가 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김연주 인천경제청 신성장사업유치과장은 “청소년 바이오아카데미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에게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생생한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는 11월 14∼17일 나흘간 하루 8개씩, 총 32개의 커리큘럼이 운영된다. 온라인 참가 신청을 통해 세션별로 선착순 마감한다. 모든 과정을 마친 참가자에게는 인천시장 명의의 ‘인증서(certificate)’를 제공한다. 우수 수강생에게는 해외 대학 입학을 위한 추천서도 발급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청소년 바이오 아카데미에서는 진로 설계와 유전자 실험 등 다채로운 바이오 관련 실험·실습과 체험의 기회가 제공된다”며 “미래의 주역 청소년에게 바이오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알릴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