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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선거인단 276명 확보해 이길듯” 두달만에 해리스 앞질러

입력 | 2024-10-23 03:00:00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당선확률 54%, 해리스 45%”… WP “경제-외교 등 의제 트럼프 우위”
라틴계-흑인 남성 등 민주당 이탈속… “美사회 전반 보수화 움직임” 분석도




21일(현지 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공항의 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가운데). 그는 이날 북동부 쇠락한 공업지대(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를 연달아 누볐다. 필라델피아=AP 뉴시스

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주요 선거 예측기관의 당선 확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외교, 이민 등 대선 주요 의제에서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앞줄 오른쪽)는 같은 날 허리케인 ‘헐린’ 피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주 스와나노아를 찾아 조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재난 대응을 비판하며 피해 주민을 위해 기도했다. 스와나노아=AP 뉴시스

트럼프 후보의 상승세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결집과 함께 해리스 후보가 라틴계, 흑인 남성, 노조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 사회에서 강조돼 온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한 반발로 사회 전반에 걸쳐 보수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트럼프 당선 확률 높아져

21일(현지 시간) 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의 자체 예측 모델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은 54%로 해리스 후보(45%)를 앞섰다. 또 트럼프 후보가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6명을, 해리스 후보는 262명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 예측 모델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해리스 후보를 앞선 건 올 8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이 모델은 주요 여론조사 결과, 과거 선거 결과, 인구 특성, 각 지역 경제 상황 등을 반영해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공화당 성향의 부동층 유권자가 트럼프 후보 쪽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BC방송의 선거 전문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 정치매체 더힐의 예측 모델에서도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각각 51%, 52%로 해리스 후보보다 높았다. 유명 정치분석가인 네이트 실버가 세운 ‘실버불러틴’ 역시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을 52.7%로 점쳤다. 또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 중 300석을 확보하는 ‘압승 가능성’도 33.3%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조지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7개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유권자 5016명을 조사해 21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주요 대선 의제에서 대부분 ‘트럼프 후보가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봤다. 경제, 물가 의제에서 트럼프 후보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각각 51%, 49%로 해리스 후보(경제 36%, 물가 33%)를 크게 앞섰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누가 더 잘 대응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도 43%의 지지를 받아 해리스 후보(40%)를 근소하게 앞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대응(중동전쟁)에 관한 질문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각각 47%, 45%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우크라이나 전쟁 34%, 중동전쟁 31%에 그쳤다.

● 라틴계·흑인 남성, 민주당서 이탈

최근 해리스 후보의 부진은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 이탈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21일 USA투데이와 서퍽대 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유권자의 49%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해리스 후보는 38%에 그쳤다. 2020년 대선에서 라틴계 유권자의 59%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것과 큰 차이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는 흑인 유권자로부터 72%의 지지를 얻었지만 역시 4년 전 대선 때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92%)에 크게 못 미쳤다. 이를 두고 사회적 약자가 많은 비백인 유권자가 고물가, 불법 이민 등에 더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 이탈이 미국 사회의 보수화를 나타낸다는 분석도 있다.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등장 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미투 운동’ 등 정치적 올바름 강조 현상에 대한 피로감이 커졌다는 것. 타일러 카우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블로그에 “미국 사회의 보수화가 이미 진행 중이고, 흑인과 라틴계 남성들이 점점 더 공화당 진영으로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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