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격렬한지 느껴봐. 그래도 자신 있게 해. 실수하는 거 두려워 말고. 그냥 나가서 열심히만 하면 돼.”
2024~2025시즌 미네소타와의 개막전에서 르브론 제임스(왼쪽)-브로니 제임스 부자가 나란히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아버지 제임스는 이날 선발 출장해 1쿼터부터 경기를 뛰었다. 2쿼터에도 중반까지 뛰다 교체 아웃 됐던 제임스는 2쿼터 종료 4분을 남기고 아들과 함께 나란히 교체 투입됐다. NBA 79번째 시즌 만에 처음으로 부자(父子) 선수가 말 그대로 ‘나란히’ 코트를 밟는 순간이었다. 이전에는 부자가 같은 시즌에 NBA 선수로 뛴 기록도 없다.
NBA는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리그 사상 첫 부자 선수의 동시 출전을 기념했다. NBA 인스타그램
브로니는 그간 수비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NBA 무대는 만만하지 않았다. 아버지 제임스의 3점슛 시도 실패 이후 첫 수비 때 단신 브로니(188cm)는 상대 장신 파워포워드 율리어스 랜들(203cm)에게 미스매치 상황에서 그대로 미들슛을 허용했다. 이후 아버지 제임스가 아들 제임스의 이동을 돕기 위해 상대 수비수에게 스크린을 걸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이후에는 아버지 제임스가 수비가 비어있던 아들 제임스의 오픈 3점 찬스를 보고 패스를 건네 부자가 어시스트-슛을 합작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지만 아들 제임스가 던진 3점포는 림을 맞고 튕겨나왔다. 아들 제임스는 2쿼터 1분29초를 남기고 벤치로 먼저 돌아왔다.
이날 초반부터 앞서나간 레이커스는 미네소타에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은 채 110-103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제임스 부자는 나란히 코트 인터뷰에 응했다. 아들 브로니는 이날 경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묻자 “아빠와 처음에 경기에 투입됐을 때다. 절대 잊을 수 없을 수 없을 순간이었다”고 했다.
아버지 제임스 역시 “늘 가족이 최우선이었다. 여전히 선수로 뛰면서 아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게 벅차다. 살면서 받은 가장 큰 선물일 것 같다. 마음껏 누리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제임스는 아들 제임스에 대해 “본인이 원하는 곳까지 가기 위해 매일매일 발전할 것이다. 이 자리에 함께 설 수 있어 자랑스럽다”며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얼마나 더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아버지 제임스는 34분39초를 뒤며 팀에서 세 번째로 많은 16득점을 기록하는 등 5리바운드, 4도움, 2블록으로 활약했다. 반면 아들 제임스는 2분41초동안 야투 2개가 모두 림을 외면했고 리바운드 1개에 만족해야 했다.
보스턴의 제이슨 테이텀이 23일 뉴욕 닉스와의 안방 개막전에서 리바운드를 따내고 있다. 보스턴=AP 뉴시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