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기회를 주겠다”며 젊은 남성 모델들을 유인한 뒤 성착취한 혐의로 기소된 아베크롬비앤피치의 마이클 제프리스 전 최고경영자(CEO)의 2009년 모습. 뉴욕=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성착취 혐의 등으로 체포된 마이클 제프리스 전 아베크롬비앤피치 CEO(맨 오른쪽)가 변호인과 함께 법원 건물을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보석금 1000만 달러(약 138억 원)를 내고 풀려났다. 웨스트팜비치=AP뉴시스
기소장에 따르면 제프리스 커플이 2008~2015년 채용담당자로 데리고 있던 제이콥슨은 “모델 활동 기회를 주겠다”며 남성 모델들을 유인해 성관계를 갖고, 미국과 유럽 각지를 돌며 제프리스 파트너와 성관계를 맺게 했다. 피해자 중에는 10대도 포함돼 있으며, 이 과정에서 원치 않는 성관계는 각종 약물 복용까지 강제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말을 듣지 않으면 모델로서의 앞길을 망치겠다”는 협박을 가했으며, 피해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이들을 감시하기 위해 경호원까지 붙여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소는 지난해 피해 남성 15명이 “제프리스와 그 일당이 모델 커리어를 빌미로 성행위를 강요했다”며 이들을 고소하며 이뤄졌다. 이들은 당시 영국 BBC방송에 “건전한 모델 오디션으로 꾸며 우리를 유인했고, 밀폐된 장소에서 경호원들로 보이는 이들의 감시까지 받아야 했다”고 폭로했다.
미국 뉴욕에 있는 아베크롬비앤피치 매장. 뉴욕=AP뉴시스
피해자들은 아베크롬비앤피치가 당시 CEO였던 제프리스가 기업 계좌에서 피해자들에게 지급하기 위한 돈을 인출하는 걸 방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베크롬비는 “전 수장의 혐의에 충격과 혐오감을 느꼈다”면서도 관련 혐의에 대해선 부정하는 입장을 취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