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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력 손실이 치매 외에 파킨슨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 됐다.
수백만 명의 퇴역 미군을 상대로 한 연구에서, 청력 손실을 경험한 사람들이 나중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을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청력 손실 정도가 더 심각하고 더 오래 지속될수록 파킨슨병 진단 확률은 높아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청력 손실이 신경 퇴행과 관련이 있다는 기존 이론을 뒷받침 한다. 아울러 보청기가 나이 든 사람의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저비용 저위험 개입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파킨슨병도 치매와 마찬가지로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다는 게 정설이다. 파킨슨병의 대표적인 증세인 느린 움직임, 경직, 떨림 보다 시력 문제나 후각 상실이 먼저 나타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이번 연구는 청력 손실이 파킨슨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초점을 맞춘 최대 규모의 연구다.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교는 포틀랜드 재향군인 의료 시스템과 협력해 둘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했다.
오리건 보건과학대 교수이자 신경과전문의인 닐슨(Lee Neilsen) 박사가 이끈 연구진은 “청력 손실이 중년기의 치매에서 가장 중요한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파킨슨병에도 동일할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논문에 썼다.
그 결과 청력 손실을 겪은 사람들이 나중에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훨씬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청력이 나쁠수록 파킨슨병 발병 확률은 올라갔다.
긍정적인 면도 발견했다.
청각 보조 기기 사용과 파킨슨병 발병 위험 감소 간 연관성 조사에서 청력 이상 진단을 받은 후 2년 이내에 보청기를 착용한 사람들은 나중에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크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보청기 착용이 인구 수준(미 퇴역군인 전체)에서 파킨슨병 위험을 줄인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전세계적으로 청력 손실에 관한 광범위한 선별 검사와 적절한 보청기 사용이 이뤄진다면 파킨슨병 발생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 신경학회지(JAMA Neurology에 게재 됐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