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운데)가 23일 일본 이바라키현 미토시 미토역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총선을 나흘 앞두고 이시바 총리는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일본을 맡길 수 없다”며 야당을 공격했다. 미토=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를 나흘 앞둔 23일 오후 1시경 이바라키현 미토시 미토역 앞 공원.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120km 떨어진 수도권 끝자락 도시다.
이 지역구에 출마한 집권 자민당 4선 다도코로 요시노리(田所嘉徳)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자민당 총재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가 유세 차량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이바라키현과 도쿄와 경계를 맞댄 지바현을 돌며 ‘수도권 표심 잡기’에 나섰다.
“야당은 정권 교체가 정치 개혁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떤 정권을 만들겠다는 겁니까? 어느 당과 힘을 합쳐 어떤 정책을 하려는지 전혀 모릅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운데)가 23일 이바라키현 미토시 미토역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미토=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총리 유세에 앞서 연설을 한 현 의회 의원도 “야당이 정권 잡으면 일본공산당과 손잡을지 모릅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얼마나 굼떴는지 잊지 않으셨죠”라며 거세게 비난했다.
이시바 총리는 자신의 강점이면서 안정을 추구하는 여당 성향 유권자들에게 먹힐 ‘안보론’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23일 일본 이바라키현 미토시 미토역 앞에서 청중들이 이시바 시게루 총리 연설을 듣고 있다. 미토=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50대 회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남성은 야당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물가가 이렇게 올라갔는데 여당은 어떻게 경제를 살릴지 제대로 된 약속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선거에 꼭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역 앞에서 만난 한 청년 남성은 어느 당을 지지하냐고 기자가 묻자 “정치는 관심 없다”며 손사래를 치고 바쁘게 걸어갔다.
유세장 주변은 경계가 대폭 강화됐다. 유세 차량과 청중은 10m 이상 거리를 떨어뜨렸다. 현장에는 간이 울타리가 쳐졌고 곳곳에 경찰과 경호 인력이 배치됐다. 유세 차량과 가까운 자리에 들어가려면 가방 검색을 받아야 했다.
23일 일본 이바라키현 미토시 미토역 앞 이시바 시게루 총리 유세 현장. 최근 잇따른 사고로 경계가 대폭 강화됐다. 유세차와 청중은 10m 이상 거리를 떨어뜨렸다. 미토=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이시바 총리는 전날 자민당에 긴급 통지문을 보내 “죽기 살기로 전국을 뛰겠다”며 긴박감을 감추지 않았다. 총 465명을 뽑는 일본 총선 투개표는 27일 치러진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