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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채용은 줄고 월급은 꽁꽁, 청년 ‘富의 사다리’ 붕괴 막아야

입력 | 2024-10-23 23:24:00


물가 상승을 고려한 50대 근로자 월급이 22년 전에 비해 2.1배가 되는 동안 20대 근로자 월급은 1.5배 오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세대에 비해 청년 세대의 봉급이 적게 올랐다는 의미다. 젊은 시절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청년들은 부모 세대처럼 부동산, 금융 자산을 축적하는 일도 훨씬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동아일보가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1년 월평균 126만 원이던 50대 근로자의 월급은 지난해 351만 원으로 2.8배가 됐다. 그간 오른 물가를 반영하면 2.1배다. 이에 비해 22년 전 104만 원이던 20대 근로자 월급은 작년에 230만 원으로 올랐다. 금액만 보면 2.2배지만 물가를 반영한 실질 소득 상승률은 1.5배다. 이 기간 20대부터 60대까지 상승률 중에서 꼴찌였다. 직장 생활을 먼저 시작해 오래 다닌 선배 세대가 더 많은 과실을 챙겼다는 의미다. 실제로 30년 차 한국 직장인의 연봉은 신입사원의 평균 3배다. ‘노력해도 부모 세대만큼 잘살기 어렵다’는 청년층의 한숨에 근거가 있는 셈이다.

청년과 중장년의 소득 상승률 격차는 청년 시기에 구할 수 있는 괜찮은 일자리의 수와 관련이 깊다. 현재 50대가 한창 취업하던 1990년대 한국 경제는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 매년 6.2∼10.8%의 고성장을 했다.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대기업 취업도 어렵지 않았다. 잠재성장률이 2%로 떨어진 지금은 기업의 경력자 채용 선호로 삼성전자를 뺀 상위 15개 기업의 신입공채 비율이 51%까지 하락했다.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못 찾은 청년들이 ‘초단시간 알바’를 전전하면서 평균소득은 더 낮아지고 있다. 취업 탐색 기간은 길어져 대학 졸업부터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11.5개월로 역대 최장이다.

청년층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한국의 취업자 수는 60세 이상이 가장 많고,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줄어드는 ‘역(逆)피라미드’ 형태가 됐다. 이런 기형적 고용구조는 젊은 세대가 ‘부의 사다리’에 오르는 걸 막고, 경제의 활력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투자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풀고, 나이·연차보다 직무·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임금제도를 확대함으로써 청년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고갈되는 걸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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