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효과 제대로 보려면… 하루 12시간 이상은 공복 유지 체내 당분-지방 소모해 체중 감소… 혈압-공복혈당 개선 등 효과 있어 저녁 일찍 먹고 야식 끊으면 도움… 고탄수화물-동물성 지방 줄여야
일정 시간 음식을 먹지 않는 간헐적 단식도 종류가 많다. 그중에 생체리듬에 맞는 시간제한 식사법이 추천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 주기적으로 에너지 섭취 제한 반복
2012년 저서 ‘간헐적 단식법’을 펴낸 영국 의사 마이클 모슬리는 ‘간헐적 단식의 창시자’로 불린다. 간헐적 단식은 주기적으로 에너지 섭취를 제한하며 생체시계에 맞춰 식사를 하는 방법이다. 물만 마시며 굶는 일반적인 단식과는 전혀 다르다. 주로 8∼12시간 동안 식사하고 나머지 시간은 공복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 시간제한 식사법이 무난
간헐적 단식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하루 걸러 단식을 하는 ‘격일 단식’도 있고, 일주일에 이틀 동안 단식을 하거나 초저열량을 섭취하는 ‘5 대 2 식사’도 있다. 격일로 하되 단식을 하는 날은 하루 필요 열량의 25% 이하로 섭취하는 ‘변형된 격일 단식’도 있다.
이런 다양한 방법 중 일상 생활 사이클을 크게 깨지 않고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시간제한 식사법’이다. 시간제한 식사법은 8∼12시간 이내에 먹고 나머지 시간에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다.
저녁을 늦지 않게 먹고 야식을 안 하면 밤에 자는 동안 자연스럽게 공복 시간을 유지할 수 있어 일상에서 실천하기에 무난하다. 오전 8시 전 아침 식사를 하고 오후 6, 7시에 저녁 식사를 한 후에 야식을 안 먹으면 자연스럽게 12시간 이상의 공복이 유지되는 것이다.
동물실험이지만 최근 외국 논문에선 단식 후 음식을 먹는 것이 암 발생 위험과 연관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발표되기도 했다. 또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해 간헐적 단식이 아무것도 안 한 것보단 체중 감량 효과가 있지만, 지속적으로 에너지 섭취를 제한한 그룹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박 교수는 “음식을 절제하는 게 어려운데 간헐적 단식은 절제된 식사주기를 몸이 기억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며 “일정 시간을 정해 음식을 먹기 때문에 끼니 외에 간식이나 야식을 통해 섭취하는 과도한 열량을 줄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폭식, 고탄수화물 식사 주의해야
간헐적 단식 과정에서 피해야 할 것은 △음식을 먹는 시간에 무분별한 폭식를 하는 것 △면류나 떡볶이 등을 먹고 후식으로 달달한 음료수를 마시는 등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것 △동물성 지방이 많이 포함된 과자나 간식류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 등이다. 먹는 시간이라고 고탄수화물이나 동물성 지방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 등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 아침을 거르고 늦은 아침으로 시작해 늦은 밤 야식으로 끝내는 방식도 좋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능하면 하루를 시작하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아침식사를 포함해 시간제한 식사법을 실천하는 게 좋다. 또 간헐적 단식은 꾸준한 영양섭취가 필요한 소아청소년, 노인, 임신 및 수유부, 당뇨병 환자 등에게는 추천하기 어렵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