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3곳, 해리스 지지율 트럼프에 역전 당해 “아랍계 유권자 대거 이탈한 영향”… 경합주 민주 의원 “트럼프 정책 지지”
민주 후보 지지 나선 오바마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2일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함께 유세 연단에서 인사하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자 트럼프 후보의 고령 리스크 등을 거론하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매디슨=AP 뉴시스
미국 대선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며 민주당에서도 카멀라 해리스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의 패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리스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의 블루월(Blue wall·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자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 출마한 일부 민주당 후보는 해리스 후보와 거리를 두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 해리스 캠프도 “미시간 위험하다”
미국 NBC는 22일 복수의 민주당 소식통을 인용해 “블루월에서 해리스 후보가 최소 한 곳 이상 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됐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 상징색(푸른색)을 빗대 블루월로 부른 것. 하지만 이 3개 주는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을 지지하면서 경합주로 바뀌었고 현재도 민주당의 불안 요소로 꼽힌다.
트럼프, 라틴계 표심 잡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가운데)이 22일 플로리다주 도럴에서 라틴계 지도자들과 함께 타운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라틴계 유권자들은 민주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으로 꼽혀 왔으나, 최근 민주당 지지세가 약해져 공화당도 이들의 표심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도럴=AP 뉴시스
해리스 후보가 7대 경합주 가운데 가장 우세하다고 여겨졌던 미시간에서 패배 위기에 몰린 것은 이 지역에 대거 거주하는 아랍계 유권자들이 최근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아랍계 유권자들은 ‘가자 전쟁’ 중 조 바이든 행정부가 보인 친이스라엘 정책에 크게 반발해 왔다. 실제로 22일 아랍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아랍계 미국인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해 해리스 후보(43%)를 앞섰다.
● 경합주 민주당 의원들 “트럼프 정책 지지”
해리스 후보는 뒤늦게 아랍계 유권자 ‘표심 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스라엘을 비판했던 해리스 후보의 발언을 모아 보도자료를 내고, 아랍계를 겨냥한 정치광고도 방영하고 있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자 러스트벨트 경합주에서 연방 상·하원에 도전하고 있는 일부 민주당 후보는 해리스 후보와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다. 펜실베이니아주 밥 케이시 상원의원은 트럼프 후보의 관세 부과 정책에 지지를 표명했다. 또 위스콘신주 태미 볼드윈 상원의원은 트럼프 후보의 2018년 ‘메이드 인 아메리카’ 법안을 자신이 입안했다는 광고를 내보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