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보 격랑] “군인들 파병대가 월 2000달러 받아 입단속 위해 파병 가족 격리 정황도” 우크라 “北 첫 부대 23일 전장 도착”
북한이 12월까지 병력 1만여 명을 러시아로 파병할 것이라고 국가정보원이 23일 밝혔다. 정부는 ‘대규모 추가 파병’을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는 주요 기준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앞서 이 레드라인을 넘을 경우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 지원 방안까지 배제하지 않겠다고 정부가 밝힌 만큼, 연내 북-러에 치명적인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가능성도 커진 거란 관측이 나온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있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조태용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러시아로 이동한 북한군 규모가 현재까지 3000여 명이라고 밝혔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앞서 18일 대규모 북한군 파병 사실을 처음 공식 확인할 당시 1500명이라고 했지만 5일 만에 2배 늘어난 숫자로 확인된 것. 국정원은 또 “(북한군이) 러시아 내 다수 훈련시설에서 분산돼 현지 적응 중”이라면서 “러시아 교관들은 북한군이 체력과 사기는 우수하나 드론 공격 등 현대전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고 (보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이에 “전선 투입 시 북한군 사망자가 다수 발생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러시아가 한국어 통역 자원을 대규모로 선발하는 동향을 확인했다”면서 “북한군에게 군사 장비·무인기 사용법 등 특수장비 교육도 진행 중”이라고도 했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이번 파병에 대한 대가로 월 2000달러(약 277만 원)가량 받는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파병 소문이 이미 북한 주민들에게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확인됐다. 북한 당국이 철저한 입단속 등을 위해 파병 군인 가족들을 모처로 집단이주 격리하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러시아 독립언론이라 자칭하는 ‘아스트라’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로 북한군으로 보이는 군인들이 건물 외부에 서 있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에 등장한 군인들은 “힘들다야” “늦었어” 같은 북한 억양의 한국말로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