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거쳐 정계 입문 당내 요직 역임한 ‘위기관리 달인’ MB정부때 자원외교 특사 맡기도
2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날 이 전 부의장은 숙환으로 별세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부의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다.
1935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복 후 가족과 함께 귀국해 경북 포항에서 동지상고를 졸업했다. 이후 육군사관학교 14기로 입교했으나 부상으로 중퇴하고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고인은 대학 졸업 후 1961년 코오롱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코오롱과 코오롱상사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섬유 산업의 기틀을 다진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8년 정계에 입문한 고인은 보수 정당 핵심 정치인으로 주요 당직을 두루 거치며 ‘미스터 위기관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88년 13대 총선 때 경북 영일-울릉에서 처음으로 당선됐다. 이후 18대 총선까지 내리 당선되면서 6선 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서 원내총무,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17대 국회 후반기에는 국회부의장을 맡았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과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최대 위기에 처했을 때 천막 당사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고인은 최근 지병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21, 22일 연이틀 이 전 부의장을 찾아 “의지를 가지셔야 한다”고 귀에 대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인에 대해 “혈육 관계를 떠나, 열심히 국가를 위해 일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빈소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박희태 전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성동 윤한홍 의원 등이 조문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신자 씨와 아들 지형 씨, 딸 성은 지은 씨, 사위 구본천 오정석 씨, 며느리 조재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6일 오전 6시 30분.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