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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친형’ 6선 의원 이상득 前 국회부의장 별세

입력 | 2024-10-24 03:00:00

전문경영인 거쳐 정계 입문
당내 요직 역임한 ‘위기관리 달인’
MB정부때 자원외교 특사 맡기도



23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날 이 전 부의장은 숙환으로 별세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3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부의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이다.

1935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고인은 광복 후 가족과 함께 귀국해 경북 포항에서 동지상고를 졸업했다. 이후 육군사관학교 14기로 입교했으나 부상으로 중퇴하고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고인은 대학 졸업 후 1961년 코오롱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코오롱과 코오롱상사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섬유 산업의 기틀을 다진 전문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88년 정계에 입문한 고인은 보수 정당 핵심 정치인으로 주요 당직을 두루 거치며 ‘미스터 위기관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88년 13대 총선 때 경북 영일-울릉에서 처음으로 당선됐다. 이후 18대 총선까지 내리 당선되면서 6선 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에서 원내총무,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17대 국회 후반기에는 국회부의장을 맡았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과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수사로 최대 위기에 처했을 때 천막 당사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동생인 이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에는 ‘모든 게 형으로 통한다’는 의미의 ‘만사형통(萬事兄通)’ ‘상왕(上王)’으로 불리기도 했다. 자원외교 특사를 맡아 이명박 정부 자원외교를 뒷받침했고,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조선왕실의궤 반환에도 역할을 했다. 19대 총선에 불출마한 고인은 2012년 저축은행 비리, 2019년 포스코 비리 등으로 수감 생활을 했다.

고인은 최근 지병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21, 22일 연이틀 이 전 부의장을 찾아 “의지를 가지셔야 한다”고 귀에 대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은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인에 대해 “혈육 관계를 떠나, 열심히 국가를 위해 일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빈소에는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박희태 전 국회의장, 국민의힘 권성동 윤한홍 의원 등이 조문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신자 씨와 아들 지형 씨, 딸 성은 지은 씨, 사위 구본천 오정석 씨, 며느리 조재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6일 오전 6시 30분.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