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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이재명 조기 대선캠프’ 집권플랜본부 본격 가동

입력 | 2024-10-24 03:00:00

‘먹사니즘’ 내세워 민생 주도권 잡기
총괄본부장 김민석 등 친명이 주도
李 “정부 냉-온탕 정책 ‘샤워실 바보’”




더불어민주당이 23일 당내 ‘집권플랜본부’ 첫 회의를 열고 사실상 이재명 대표의 ‘조기 대선 캠프’ 활동을 본격화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두고 여권 내 갈등이 분출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강조한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을 전면에 내세워 야권 핵심 대선주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도 최근 정부의 ‘디딤돌 대출’ 한도 규제 시행 잠정 유예 등을 직격하며 ‘민생’ 기조를 이어갔다.

집권플랜본부 총괄본부장을 맡은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집권 담론을 선도해 나가겠다”며 “(집권플랜본부의) 큰 방향에 대해 (이 대표와)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괄수석본부장을 맡은 김윤덕 사무총장도 “민주당이 가진 모든 걸 토해내는 심정으로 이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내용들을 준비하겠다”며 “제대로 된 정권교체를 통해서 대한민국의 앞길을 밝히는 주춧돌이 되는 모임이 됐으면 좋겠다”고 재차 정권교체 의지를 강조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정감사가 곧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민생 관련 구체적인 이슈들을 던지며 주도권을 잡고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집권플랜본부에는 김 최고위원과 김 사무총장 등 지도부 외에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 대표 핵심 측근 그룹인 ‘7인회’ 출신의 김병욱 전 의원이 총괄부본부장을 맡았고, ‘대장동 사건’을 변호한 김동아 의원과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의 대표였던 강위원 민주당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름을 올렸다. 당내에서 “미리 보는 차기 대선 캠프 조직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이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정책 혼선을 비판하며 ‘민생 챙기기’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언급한 ‘샤워실의 바보’를 인용하며 최근 정부가 저소득층을 위한 서민 정책대출인 디딤돌 대출 규제 시행을 잠정 유예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냉탕, 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그야말로 샤워실의 바보 같다”며 “물을 틀었는데 뜨거우면 적당하게 미지근하게 따뜻한 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완전히 반대로 가 ‘아 차가워’ 이러다가 결국 샤워 못 한다는 얘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유기 속 철선공주의 부채 ‘파초선’도 거론하며 “요괴는 가볍게 부채질 하지만 이게 온 세상에 태풍을 몰고 온다. 권력이란 그런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그 전에도) 여러 번 이런 일이 있었다”며 윤석열 정부 초반의 5세 입학과 킬러 문항 폐지 논란 등도 함께 지적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