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정면충돌] 韓, 중진 연석회의 등 세력 확장 나서 洪, 韓겨냥 “엉뚱한짓 말라 가르치는것”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면담 이틀 만인 23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그간 한 대표를 강하게 비판해 온 홍준표 대구시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친윤(친윤석열) 진영도 한 대표에게 대항하기 위한 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둘러싸고 충돌한 뒤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세력 확장에 나섰다. 친한계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이후 중단된 중진 연석회의를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집무실에서 최근 “윤 대통령이 무너지면 보수우파가 침몰한다”고 언급한 홍 시장을 만났다. 이날 면담에서는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현안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홍 시장이 한 대표의 차기 대선 경쟁자로 거론되는 만큼 “한 대표를 견제하는 공동 전선을 형성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홍 시장은 이날 한 대표를 겨냥해 “엉뚱한 짓 하지 말라고 한 수 가르치는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와의 면담 때 홀대 논란이 일었던 용산 대통령실 앞 야외 파인그라스가 아닌 대통령실 실내 집무실에서 홍 시장과 면담했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도 이날 한 대표와 친한계 만찬 회동에 대해 “무슨 계파 보스인가, 하는 게 너무 아마추어 같고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확대당직자회의를 마친 뒤 10·16 재·보궐선거 당선 인사차 부산 금정구를 찾아 “금정이, 부산이 국민의힘에 기회를 주신 걸 안다. 민심을 받들고 부산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인 22일 금정구를 방문했다. 여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금정구에서 김 여사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고 22%포인트 차로 이기면서 금정이 윤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보여주는 선봉지구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여당 내에선 친한계, 친윤계 그룹 수가 비등한 상황이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은 중진 조경태(6선) 서범수(재선·당 사무총장) 박정하(재선·당 대표 비서실장) 의원 등 21명 정도가 당내에서 거론된다.
친윤계 의원으로는 추경호 원내대표(3선)와 이철규(3선) 정점식(3선) 의원, 김민전(초선·최고위원) 등 25명 정도라고 당내에서 보고 있다. 중립지대에는 약 62명이 포진해 친한과 친윤을 모두 합한 숫자보다 많다. 한 초선 의원은 “친한과 친윤 숫자가 비슷한 상황에서 재표결을 앞두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모두 더 많은 아군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