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0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 총통 관저 앞에서 제113주년 쌍십절 국경일 기념 축사를 하고 있다. 두 개의 ‘10’이 겹친 ‘쌍십절’은 1911년 10월 10일 우창봉기가 일어난 것을 기념하는 날로 청 왕조를 타도한 ‘신해혁명’의 시발점이 되었으며 이듬해 1월 중화민국이 건국했다. 대만 정부는 이날을 ‘중화민국 건국 국경일’로 기념한다. 2024.10.10. 타이베이=AP/뉴시스
‘친미·독립’ 성향인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면 대만은 결국 소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 훈련을 재개하고 ‘대독파(臺獨派·대만 독립파)’인 라이칭더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자 이에 반박하며 국방력 강화를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시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라이 총통은 23일 대만 총통부(대통령실 격)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최근 중국 항공모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한 사실을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누군가 왜 ‘1992년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냐고 하지만,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으로 이를 받아들이면 국가(대만)는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1992년 합의란 대만이 중국이 내세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양측이 중국과 대만이란 명칭을 각각 사용하기로 한 구두 합의를 가리킨다. 라이 총통은 중국과 평화협정을 맺어야 한다는 의견에도 반박하며 “중국과 맺는 평화협정에 확신이 없다”고 했다.
라이 총통은 “중국이 수시로 군사 훈련을 진행하고 있어, 대만은 국방력을 강화해야 할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단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력 강화 등을 통해 ‘대만 침공’을 막고 평화를 이룰 수 있다”며 “결코 중국 본토를 향해 무력 수복에 나서거나 먼저 전쟁을 하려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