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stav Klimt, Beethoven Frieze,: Typhoeus, Lasciviousness, Wantonness, and Imtemperance, 1902, photo: Jorit Aust
그런 클림트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길이 34m, 높이 2m에 달하는 대형 벽화가 있습니다. 베토벤 9번 교향곡 ‘환희의 송가’를 토대로 한 ‘베토벤 프리즈’입니다.
1900년을 전후로 오스트리아 빈은 격동의 역사를 겪었습니다.
땅 위로는 화려한 도시가, 그 밖에는 빈곤과 범죄가 가득한 모순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모순을 안은 빈은 사회주의에 경도된 ‘레드 비엔나’로 기울었다가, 그 후에는 나치 점령되며 극단을 오고 가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Gustav Klimt, Beethoven Frieze: The Arts, Choir of Angels, Embracing Couple, right wall, 1902 Photo: Jorit Aust
그런 역사를 담은 작품 옆에 한국의 현대미술이 처음으로 제대로 소개됐습니다. 그 현장을 직접 가보게 되어 오늘 뉴스레터로 소개합니다.
오스트리아 빈 제체시온의 모습. 19세기 합스부르크 제국의 화려한 건축물들로 가득한 ‘링슈트라세’(순환도로)에서 홀로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건물 위 구 형태의 조형물 때문에 ‘황금 양배추’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사진 빈=김민.
구스타프 클림트의 ‘베토벤 프리즈’와 함께 전시된 한국 작가 그룹 이끼바위쿠르르의 ‘랩소디’. 사진 빈=김민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이 기획한 이 전시의 출발은 2012년부터 비무장지대에서 열리고 있는 ‘리얼 디엠지’. 즉 ‘황금 양배추’ 미술관 속에 한국의 비무장지대에서 출발한 여러 사유를 다룬 현대미술전이 펼쳐진 것입니다.
임민욱의 ‘커레히-홀로 서서’(뒤편)와 아드리안 비야르 로하스의 ‘상상의 끝III’. 사진 김민
1969년 달 착륙 풍경을 재해석한 것으로, 가운데 아주 무거운 머리를 하고 있는 인물이 인상적입니다. 이 인물의 손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조각상이 쥐어져 있습니다.
이 작품의 뒤로 펼쳐진 임민욱의 ‘커레히-홀로 서서’는 군용 모포에 그린 그림인데요. 군에서 병사는 몸도 생각도 자유롭게 할 수 없지만, 모포를 덮고 자는 꿈까지는 통제할 수 없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탄생한 작품입니다. 이 뒤로는 이불 작가가 DMZ 감시 초소에서 나온 철조망으로 만든 ‘오바드 V’도 전시됐습니다.
Forms of the Shadow, installation view with works by Young In Hong (left), Lee Bul (center), Tomoko Yoneda (right), Secession 2024, photo Iris Ranzinger
이주, 분쟁 등
세계의 여러 그림자로….
튀르키예 작가 닐바 귀레시는 수십 년간 분쟁으로 인프라가 심각하게 부족해진 동부에서 전화 신호를 잡기 위해 동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영상에 담습니다.
Forms of the Shadow, installation view with works by Nilbar Güreş (front), Minouk Lim (back), Secession 2024, photo_ Iris Ranzinger
Forms of the Shadow, installation view with work by Ramiro Wong, Secession 2024, photo Iris Ranzinger
Forms of the Shadow, installation view with work by Jane Jin Kaisen, Secession 2024, photo Iris Ranzinger
더 깊은 모습 알게 돼“
자유로운 분위기의 제체시온 관장실. 작가와 건축가로 이사회가 구성되는 제체시온은 투표로 관장을 뽑는다. 인터뷰에는 항상 이사 2명이 함께한다고. 이날은 급히 인터뷰를 하게되어 다하 관장이 베티나와 함께 이야기를 해주었다. 사진: 김민
그러면서 “유럽에서는 대중매체를 통해 ‘쿨한’ 한국과 ‘끔찍한 독재 국가’ 북한의 이미지가 일반인이 갖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Forms of the Shadow, installation view with works by Kyungah Ham (left), Ramiro Wong (right), Secession 2024, photo Iris Ranzinger
또 “오스트리아는 20세기 두 차례 세계 대전과 냉전을 겪었고, 최근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유럽으로 확전될 거라는 우려, 극우파의 압박 속에 놓여있다”고 말합니다.
이런 점에서 아직도 냉전이 진행 중인 한국의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 또 한국 미술 작품을 초청하고 싶었다고 그는 밝혔습니다.
“제체시온은 클림트의 작품도 있지만, 지금도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현대미술관이기 때문에 현대 사회와 정치에 관해서도 적극 참여하고 발언하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예술가를 통해서도 우리가 배울 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영감 한 스푼’은 예술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창의성의 사례를 중심으로 미술계 전반의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매주 목요일 아침 7시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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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