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서 특별전 전쟁 원인부터 전후 변화까지 담아 유물-영상-석판화 등 자료 전시
인천시립박물관 직원들이 기획전시실에서 ‘청일전쟁 130년 다시 재보다’를 주제로 열리고 있는 특별전의 전시물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27일까지 열리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최근 인천 연수구 청량산 자락에 자리 잡은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볼 만한 전시회가 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94년 청일전쟁이 발생한 지 130주년을 맞아 한국과 중국, 일본 3국 근대사의 변곡점이 됐던 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특별전인 ‘청일전쟁 130년, 다시 재(再)보다’를 열고 있는 것. 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당시 일본과 청나라가 조선의 내정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벌인 이 전쟁으로 해상 교통의 요충지인 인천 해역을 일본이 차지하는 결과를 낳는다. 또 청일전쟁으로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질서가 무너지고 일본이 주도권을 장악하는 결과를 낳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청일전쟁의 원인과 전개 과정, 전후 변화 등을 550여 점에 이르는 유물과 영상, 석판화, 신문, 사진 등과 같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3부로 나눠 보여준다.
1부 ‘착각’에서는 청나라와 일본이 전쟁을 시작한 동기와 전개 과정 등을 통해 청일전쟁의 내막을 보여준다. 청일전쟁은 1894년 조선에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나자 청과 일본이 조선에 군대를 파병한 것이 발단이 됐다. 조선에 대한 종주권을 두고 대립하던 양국이 군사적으로 충돌하면서 일어났다. 동학농민군이 해산하고 조선이 양국에 철병을 요구했으나 일본은 경복궁을 점령하면서 전쟁이 시작됐다. 조선을 두고 청과 일본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충돌한 사건이었음을 상기시키는 공간이다.
2부 ‘사실’에서는 전쟁이 벌어질 당시 조선의 정세와 전쟁터가 된 모습을 보여준다. 청일전쟁은 조선에서 벌어진 양국의 군사적 충돌이었지만 동학농민군과 일본의 전쟁이기도 했다. 전쟁터가 된 조선은 양국의 민간인 징발과 약탈, 전염병 등으로 큰 피해를 보게 된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3부 ‘전후 사정’에서는 청일전쟁이 끝난 뒤 승전국이 된 일본과 패전국으로 전락한 청나라, 전쟁터 조선의 처지가 극명하게 갈라졌음을 알 수 있다. 외세의 각축장이 된 인천은 일본의 식민지 거점도시로 바뀌기 시작하지만 역설적으로 교통과 통신 등 새로운 문물이 도입되면서 근대 도시로서 변화하게 된다. 이와 함께 현재 청일전쟁을 바라보는 3국의 시각을 되새기는 공간도 마련했다. 전시 마지막 부분에는 후기를 통해 청일전쟁이 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서막이었음을 강조한다. 박물관 관계자는 “청일전쟁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