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인척이 체육회 내에서 초고속 승진하는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장의 사돈인 전모 씨는 340억 원의 예산을 운영하는 핵심 부서에서 최장인 4년 2개월 근무해 체육회 내에서 ‘전OO 왕국’으로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서울=뉴시스
박 의원이 체육회 전체 20개 부서장의 승진 소요 연수를 전수 조사한 결과 체육회 부서장이 4급에서 3급으로 승진하는 데에 평균 4년, 길게는 5년 9개월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 씨는 2년 10개월 만에 3급에 진급했다. 평균 4년 1개월, 길게는 7년이 걸리는 5급 진급도 전 씨는 1년 반도 안 돼 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의원은 “2016년 10월 이 회장이 당선됐고 다음 해 1월 전 씨가 5급으로 빠르게 승진했다”고 지적했다.
전 씨의 보직을 두고도 특혜 의혹이 이어졌다. 전 씨는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 관리·육성 지원을 총괄하는 핵심 부서에 4년 2개월째 재직 중이다. 해당 부서에서 교부하는 연평균 수당은 34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최근 20년간 어떤 부서장도 4년 넘게 해당 보직을 맡은 바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
또 “전 씨 부서의 업무추진비 지출을 보면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1년을 제외하고 연평균 8000만 원 이상을 지출했는데, 전 씨 부임 이전 3개년 평균 지출액 3900만 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라며 “이 때문에 체육회 내에서 ‘전 씨 왕국’이란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니냐”고 체육회 내 방만 운영도 지적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