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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 전환 해리스 “트럼프, 파시스트”… 트럼프 “지어낸 얘기”

입력 | 2024-10-25 03:00:00

[2024 미국 대선]
해리스, 트럼프 상승세에 ‘네거티브’… 공화 유권자 겨냥 “더 불안정해져”
사전투표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나도 할것”… 지지층에 참여 독려




“트럼프는 파시스트의 일반적 정의에 확실히 해당되는 사람이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23일 워싱턴의 부통령 관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올 8월 대선 후보가 된 뒤 ‘즐거움의 전사(戰士)’를 자처하며 희망적 메시지를 강조했지만 최근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자 네거티브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후보는 “혐오로 지어낸 이야기”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 대신 그는 공화당 지지층의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나섰다. 또 자신도 “사전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 ‘네거티브’로 돌아선 해리스

해리스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행정부 존 켈리 전 비서실장의 최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를 거론하며 트럼프 후보를 ‘파시스트’라고 했다. 그는 “켈리는 트럼프가 대통령이었을 때 ‘아돌프 히틀러 같은 장군을 원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며 “트럼프는 미국 헌법이 아니라 자신에게 충성하는 군대를 원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켈리 전 실장이 밝힌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과거 발언 등을 거론하며 “파시스트의 정의에 해당하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질의응답 없이 약 3분간 진행된 짧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10번이나 언급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는 점점 더 불안정해지고 있다”며 “트럼프 2기에는 켈리 같은 사람들이 그의 충동적 행동을 더는 막아줄 수 없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해리스 후보는 같은 날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의 체스터타운십에서 열린 CNN 주최 생방송 행사에서도 ‘트럼프가 파시스트라고 생각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처럼 해리스 후보가 네거티브 메시지를 강조하는 것은 ‘집토끼’로 불리는 민주당 지지층이 아니라 ‘산토끼’에 해당하는 공화당 성향 유권자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평론가 맷 베넷은 영국 BBC방송에 해리스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게 불만을 품은 공화당 유권자를 모아 최대한 광범위한 연합을 만들려 한다고 진단했다. 해리스 후보는 최근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로 꼽히는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공동 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해리스 후보가 29일 워싱턴의 엘립스 공원 유세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곳은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후보의 지지층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 난입을 위해 결집했던 곳이다. ‘트럼프=민주주의 위협’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 트럼프 “사전투표 참여”

트럼프 후보는 23일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켈리 전 실장의 발언을 두고 “‘트럼프 혐오증’으로 지어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4성 장군 출신의 켈리 전 실장을 “멍청하고 저급하고 나쁜 장군”이라고 깎아내렸다.

그간 조작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사전투표에 부정적이었던 트럼프 후보는 같은 날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에서 사전투표의 모범을 보일 수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전투표에 참여하겠다. 일찍 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대선 승자를 좌우할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등 7개 경합주의 사전투표율이 상당히 높은 현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美대선 사전투표 집계 작업… 참가자 역대 최고치 2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선거당국 관계자들이 다음 달 5일 대선의 사전투표 용지 집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 50개 주는 주마다 사전투표 대상자, 투·개표 일정이 각각 다르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대선 전이라도 사전투표 용지가 도착하면 당국이 조기 개표를 할 수 있어 이날부터 집계가 시작됐다. 이번 대선의 사전투표 참가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피닉스=AP 뉴시스

그는 이날 조지아주 파이크타운의 교회에서 열린 기독교 유권자 행사에서도 “조지아주의 (사전)투표율은 기록적인 수준이다. 솔직히 모든 주의 투표가 기록적인 수준”이라고 지지층의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로이터통신은 플로리다대 자료를 인용, 미 동부시간 23일 오후 8시 45분 기준 사전투표에 참여한 유권자가 2650만 명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는 또 자신의 고향이지만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뉴욕에서도 이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가능하면 뉴욕에서 이기고 싶고, 이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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